관세와 연관된 방위비, 셈법 달라진다…협상 포인트는?

트럼프, 방위비 인상·조선업 협력·LNG 투자 등 '패키지 청구서' 제시
"미국산 무기 구매해 대미 무역 흑자 줄이는 방안 검토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문제와 대미 경제 투자, 방위비분담금을 연계한 '원스톱 쇼핑', 즉 일종의 패키지 딜을 한국에 제시했다.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위한 트럼프 2기의 구상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관세로 방위비·조선업·대미 투자 압박…트럼프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과 무역 흑자, 관세, 조선 협력,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투자, 방위비 등의 분야에서 '원스톱 쇼핑' 방식의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포괄적인 '패키지 딜'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문제를 제기했을 때만 해도, 이른바 '불공평한 무역'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패키지 딜' 제시를 보면 관세가 '주 타깃'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거래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유도하고 방위비 문제를 조정하면 관세는 오히려 '쉽게 털 수 있다'는 협상안을 제시한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보였던 협상 셈법과 크게 달라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개별 사안이 크게 연계되지 않고 협상이 진행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8/뉴스1
"트럼프는 숫자가 중요한 인물…대미 무역 흑자 줄이면서도 '이득' 찾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중시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적극 파고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가 한국에 '대미 무역 흑자'의 폭이 크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한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숫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역 흑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직관적인 수치를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무역 흑자를 줄이는 것이 곧 우리의 '손해'로 귀결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강력 강화'를 명분으로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이 대응책으로 제기되기도 한다.

이는 미국이 최근 새 방어 지침을 추진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 억지'에서 '대중 견제'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산 무기를 추가 구매하면서 무역 흑자를 줄이고,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방위비분담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우리의 안보를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시점에서는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패키지를 구성해서 거래하는 게 거의 유일한 선택지인 것 같다"라며 "조선 협력이나 LNG 구매 및 투자 문제, 방위비분담금 등에서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의 조합을 꾸려서 결과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