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현 교수, 한국인 첫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도전
2026년 말 선거…싱가포르·프랑스·영국 등 8개국 입후보 추진 중
- 노민호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임여익 기자 = 백진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거에 도전한다고 외교부가 6일 밝혔다.
ICJ는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3년마다 임기가 끝난 5명의 재판관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른다.
백 교수는 2026년 말 시행되는 ICJ 재판관 선거에 입후보한다. 한국인으로선 1945년 ICJ가 설립된 이후 첫 도전이다.
ICJ 재판관 후보자는 상설중재재판소(PCA)의 국별 재판관장이 지명해 후보로 등록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PCA 국별재판관은 4명이 있는데 이들은 백 교수를 후보자로 지명하고 유엔사무총장에 통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백 교수 외에 싱가포르, 프랑스, 영국,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케냐, 감비아 등도 입후보를 추진 중이다.
투표는 유엔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양측에서 모두 절대 과반을 얻어야 당선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ICJ 재판관 선출 사안과는 무관하다.
백 교수는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로서 외교안보 연구원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등에서 국제법을 가르치고 연구해 온 학자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는 국제해양법 재판소(ITLOS) 재판관으로 재직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ITLOS 소장을 역임했다.
그는 다수의 국가 간 중재사건에서 재판관, 재판장을 맡아왔으며 이런 기여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1873년 설립된 세계적 권위 국제법학술원의 종신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는 유엔의 사법기관으로 국가 간 법적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고 유엔 기관과 여타 국제기구의 법적 질의에 대한 권고적 의견을 제공한다.
특히 순수 법리 사안뿐만 아니라 민감한 정치·외교적 갈등 현안도 다루면서 국제적 영향력과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교부 당국자는 "매우 오랫동안 ICJ 재판관 진출 문제를 검토해 왔다"라며 "우리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법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국격에 걸맞은 기여를 하기 위해 언젠가 ICJ 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왔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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