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행, '계엄군 지휘소' 합참 벙커 찾았다…'軍 이미지 쇄신'
"위축되지 않고 본연 임무에 매진하라"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약 2개월 만인 7일 '국군 통수권자'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의 지휘통제실을 찾았다. 합참 지하 벙커는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의 본부 격이었던 곳으로, 최 권한대행은 역설적으로 군의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며 "흔들림 없는 군 지휘체계를 확립한 가운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대행은 이어 "지휘관들을 중심으로 현장의 장병들과 적극 소통하며 군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해달라"라며 "혼란한 국내 상황 속에서도 군이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훈련하고 안정적으로 부대를 운영하며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라"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의결된 뒤 군 통수권자의 합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군 통수권을 넘겨받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합참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그 역시 탄핵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권한대행을 맡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경우 직무를 맡은 지 이틀 만에 첫 현장 일정으로 합참을 찾았다. 최 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27일 통수권을 갖게 된 이후 1달여 만에 군사 현장 방문을 시작했다.
최 대행의 이날 일정은 합참 지휘통제실이라는 장소의 상징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대통령실과 인접한 국방부와 합참의 공용 청사 지하에 있는 합참 지통실에는 계엄사 상황실이 설치됐었다. 비상계엄 상황이 오래가지 않아 이곳에서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의 본격적인 작전지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윤 대통령도 계엄사 상황실을 방문하면서 마치 이곳이 '계엄의 본진'처럼 여겨지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합참 지하 벙커는 평시엔 북한의 도발 등 위기상황을 관리하고, 전시엔 전쟁을 지휘하는 곳 중 하나로 활용된다. 이곳에선 육·해·공군이 파악한 전장의 모든 데이터가 집결돼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투시된다. 당연히 북한의 전술핵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군 소식통은 "국가 안보는 정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하기 때문에 군 통수권자의 합참 지통실 방문은 관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최 대행이 이곳을 찾은 것은 계엄 사태로 인해 덧발라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군이 위축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훈련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군의 '정상화'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표출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일정은 최 대행을 포함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 등 '대행'만 3명 참석해 새삼 이번 사태의 파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장에는 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이 참석했고 각군 군단장급 이상 주요직위자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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