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초급간부 모집, 대중 마케팅 방식 한계…가능성 높은 집단 집중을"
이동윤 KIDA 연구위원 "세분화·목표 설정·포지셔닝 전략 필요"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현재 우리 군의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은 전반적으로 '대중 마케팅'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한계가 있으며, 'STP 전략'을 도입해 초급간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식별해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이동윤 KIDA 연구위원은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의 관점 전환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은 전쟁과도 같은 시장 속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으로부터 배우고 따라가야 할 부분도 있을 수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은 기본적으로 대중 마케팅의 속성을 많이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불특정 대중들이 대규모로 모여드는 특정 장소나 매체를 주로 이용하며, 홍보 내용 또한 대중 전체의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취향·성향에 맞춰 일반적이고 개념적인 브랜드 이미지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다.
일반적으로 대중 마케팅은 강력한 자본력으로 많은 홍보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을 판매할 때 구사된다. 군사 작전으로 치면 조준과 추적 기능이 없거나 대형 폭탄을 대량으로 사용해 광범위한 지역에 융단폭격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군이 광범위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가, 다양한 복무유형들이 잠재적 지원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경쟁의 장에서 초급간부라는 복무유형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선택 옵션인가의 질문이 나온다"라며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생각은 '노'(No)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군이 STP 전략을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에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STP는 세분화(Segmentation)-목표 설정(Targeting)-포지셔닝(Positioning)의 첫 글자를 딴 마케팅 전략으로, 제품 범주와 소비자 욕구에 근거해 동질적인 여러 고객집단을 나누고 경쟁 상황과 여러 자원을 고려해 가장 자신 있는 시장을 선정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연구위원은 초급간부 모집홍보 현장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세분화라고 평가했다. 모집홍보 대상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초급간부 지원자 집단을 하나의 동질적 집단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특성이나 니즈(요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세부 단위로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징병제 국가 특성상 거의 모든 성인 남성이 의무적으로 초급간부 모집홍보 활동의 장(場)에 포함된다"라며 "나이, 지역, 학력 등의 인구통계학적 정보에서부터 성장과정, 가족구성, 친구관계 등의 생활사 정보, 가치관, 역량, 성격, 취향, 군 복무에 대한 인식, 신체정보 등의 조합으로 엄청나게 다양한 세부 단위를 식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병 복무가 경쟁의 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초급간부라는 복무유형이 경쟁에서 크게 승리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와 점유율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현실적인 목표는 일부 세부 단위에 한정적인 자원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병 복무 쪽으로 약간 기울어있거나 중립적인 인원들 중에 일부의 의사결정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분화가 적절하게 이뤄진다면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목표 집단을 선택하는 목표 설정, 목표 집단 인식 내에 초급간부라는 복무유형을 자리 잡게 하는 포지셔닝이 자연스럽고 수월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초급간부 지원 가능성이 높은 목표집단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식별해 목표 설정하고, 이들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급간부 지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관리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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