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내가 방파제 되겠다"…총선 직후 지휘서신

"해병대, 정쟁의 회오리 속…말 못하는 고뇌 가득"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해병대사령부 제공) 2024.1.16/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다음날 지휘서신을 통해 "전우들의 방파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고(故) 채모 해병대 상병 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사령관은 지난 11일 해병대 부대원들에게 보낸 지휘서신에서 "안타까운 전우의 희생은 핵폭풍급 파급효과와 더불어 법적 다툼으로 인해 국민적 이슈로 치솟아 올랐다"라며 "해병대가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사령관은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의 상황이 누가 이기고 지는 시소게임이 아니라 해병대가 무조건 불리하고 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병대사령관은 영광스럽고도 명예롭지만 무겁고도 두려운 직책"이라며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 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도 벅차기만 하다"라고도 언급했다.

김 사령관은 "경찰, 공수처, 법원의 결과만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해병대 조직과 구성원에게 아픔과 상처만 있을 뿐"이라며 "결과가 나와도 다시 한번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해병대 구성원들에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라며 "어떠한 흔들림에도 거리낌없이 해병대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각각의 위치와 직책에서 해야 할 것만 제대로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 사령관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사령관이 전우들의 방파제가 돼 태풍의 한 가운데서도 소중한 가치를 놓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해병대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령관의 이번 지휘서신은 야당의 총선 승리로 인해 채 상병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해병대에 끼칠 피해를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와 이첩 및 회수 등과 관련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마음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