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 바라보는 日 기시다…'한미일 대북 공조'엔 영향 없나

北 반발한 '납북자 문제' 대신…"미해결 문제들" 톤 조절하며 정상회담 의욕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2024. 4..5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한의 '퇴짜'에도 북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미국 방문을 앞둔 기시다 총리는 7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북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고위급 접근'이 북일 당국자 간 실제 접촉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북한은 김여정 당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상 등의 연쇄 담화를 통해 일본의 정상회담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김 부부장의 담화에선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3월에는 돌연 태도를 바꿨다.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 조건'으로 일본인 납북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의제로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따른 반발로 분석됐다.

일본은 '장기 미제' 사안인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숙원 과제'로 삼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를 떨어진 지지율 회복을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그가 북한의 거부에도 방북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에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듯 납북자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북일 간에 '미해결 문제들'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일 접촉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일 간에도 관련 정보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의 구애가 한미일 3국 밀착을 기반으로 한 대북 압박 공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북한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 일본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과도한 '로키'(low key)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미일 3국 간 일관성 있는 대북 압박 정책을 구사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론 일본의 대북 대화 시도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주목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일본의 최근 행보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한미일 3각 협력 체계가 공고히 유지될 것이지만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한미일이 각자도생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