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장, 'KF-21 미납 분담금' 해법 논의 위해 인니行(종합)
약 1조원 연체 중… '현물 납부' 약속도 아직 안 지켜
고위급 면담 통해 '조속한 납부계획 수립·이행' 요구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인도네시아명 IF-X)의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개발 분담금 미납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주무관청인 방위사업청의 엄동환 청장이 그 해법 모색을 위해 직접 나섰다. 인도네시아 당국자들과의 관련 협의를 위해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4일 인니 현지로 출국한 것이다.
5일 방사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인니로 떠난 엄 청장은 주말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장관급 당국자 등과의 고위급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엄 청장은) KF-21 공동 개발 정상화를 위해 인니 정부와 분담금 납부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엄 청장은 당초 지난달 말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우리 국회 출석 및 인니 측과의 일정 조율 문제로 출국일이 이달 4일로 정해졌다고 한다.
엄 청장은 이번 방문에서 인니 측이 KF-21 사업 분담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동시에 미납 분담금 납부계획의 조속한 수립·이행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인니 측은 KF-21 개발비의 20% 수준인 약 1조7000억원(이후 1조6245억원으로 감액)을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등의 조건으로 2016년 1월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방사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인니 측은 KF-21 사업 시작 이후 올 2월까지 1조2694억원 상당의 분담금을 내야 했지만, 2783억원만 납부해 총 9911억원을 미납 중이다.
특히 인니 측은 사업 첫해인 2016년도 분담금 500억원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곤 지난 7년간 당해년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18년과 2020·21년엔 자국 경제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니 측은 2021년 11월 진행된 우리 방사청과의 실무협의에서 KF-21 사업 분담금 중 30%(약 4800억원)을 현물로 내는 데 합의했으나, 이마저도 후속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인니 측은 작년 11월 94억원, 올 2월 417억원의 분담금을 내면서 올 6월 말까지 미납 분담금 납부계획을 우리 측에 알려오기로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키지 않았다.
그 사이 우리 측은 202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방사청을 비롯해 KF-21 체계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 고위 관계자 등을 통해 총 29차례에 걸쳐 인니 측에 미납 분담금 납부를 촉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엄 청장도 올 7월 인도네시아 정부 각 부처와 의회 고위 인사들에게 KF-21 사업과 관련한 '분담금 납부방안 수립·공유 당부 및 한·인니 고위급 면담 제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그러나 인니 측에서 우리 측이 서한 발송 등 KF-21 사업 분담금 납부 촉구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한 건 작년 9월 인니 재무부가 우리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에게 보낸 서한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해당 서한엔 '인니 측 분담금을 국방부에 할당했다'는 내용만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일각에선 "인도네시아를 KF-21 사업에서 아예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방사청은 일단 인니와의 외교관계 및 협력 상황 등을 고려해 KF-21 분담금 미납 문제 해결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나, 그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엔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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