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vs 북중러, '세계군인올림픽' 준비 회의 때도 따로 모여
4월 말 러시아 CISM 총회에 북·중 참석… 한미 등은 화상으로
2027년 남아공 개최 거론… 우리 군은 '종목별 대회' 유치 희망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오는 2027년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 준비 등을 위해 각국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북한·중국·러시아 간의 '대립 구도'가 재확인됐다.
지난 4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열린 제78회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 총회·이사회에 주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북한·중국 측 당국자들은 직접 참석한 반면, 한미 등은 벨기에 브뤼셀 소재 CISM 본부에 따로 모여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CISM 총회 개최지가 모스크바로 정해지자 일부 회원국들 사이에선 '개최지 변경' 의견이 제시됐다. 러시아가 작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제에 나서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각종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특히 미 국무부는 자국민의 러시아 여행을 금지했으며, 서방국가들의 대러시아 경제·금융제재에 동참한 우리 외교부가 러시아 전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 중이다.
이에 러시아와 북한·중국 등 49개국 군 당국자들은 이번 총회·이사회에 직접 참석한 반면, 한미 등 24개국 군 관계자들은 비대면으로 회의 일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경제·안보·외교 등의 분야에서 전방위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을 지속하며 한미 등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은 '정식 군대'가 없어 CISM 회원국이 아니다.
한미 등이 이번 CISM 총회·이사회를 보이콧하지 않고 화상으로 참여한 건 회장 선거를 위한 의사정족수 등과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에서 신임 CISM 회장엔 단독 입후보한 브라질의 닐톤 고메스 롤린 대령이 선출됐다.
브라질의 경우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올 1월 재집권하긴 했지만, 베네수엘라·쿠바·니카라과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다른 남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땐 그나마 원만한 편이다.
또 이번 CISM 총회·이사회에선 대륙별 부회장과 이사를 새로 뽑는 선거도 진행돼 아시아 부회장으로는 카타르의 라시드 마붑 알도사리 장군이 선출됐다.
이런 가운데 2027년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국으론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이번 CISM 총회에서 2027년 대회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태권도·양궁·펜싱·육군 5종 등)를 개최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세계군인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는 CISM 주관으로 4년마다 열리며 총 26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진다. 종목별 대회 개최는 CISM 본부로부터 대회 유치 승인을 받은 국가에서 개최한다.
현재 2027년 대회 종목별 경기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가 많지 않아 CISM 본부도 우리 군의 경기 유치 의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에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는 2019년 10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진행된 제7회 대회다. 올해는 개최 희망국이 없어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앞서 중국에선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경북 문경에서 이 대회를 개최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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