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강제동원 해법, 물컵의 절반 이상은 찼다"
박진 "日 '성의 있는 호응' 따라 더 채워질 것"
"국익 차원서 한일관계 '악순환' 고리 끊어야"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안을 발표하면서 "물컵에 비유하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한 뒤 '반쪽짜리 해법안이란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 물컵이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이 이날 공개한 우리 정부의 해법은 지난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생존자는 3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판결금(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단, 그 재원은 우리 대법원 판결의 '피고 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니라 우선 국내 기업들의 기부금 등을 통해 조성된다.
박 장관은 "일본 정부의 포괄적 사죄, 일본 기업의 자발적 기여로 (우리 정부의 해법에) 호응하길 기대한다"며 이번 해법이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장기간 경색된 한일관계를 방치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국민을 위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장관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정부의 이번 강제동원 해법 발표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간 한일 간 협의를 이어왔지만 결국 일본 피고기업의 직접적인 배상금 참여는 견인하지 못했다. '반쪽짜리 해법'이란 지적도 있다. 박 장관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을 텐데 이번 해법에 대한 개인적 소견이 있다면.
▶이번 해법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력과 국익에 걸맞은 우리 주도적인 대승적 결단이다. 정부가 이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과거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피해자들에게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과거를 기억하는 새로운 노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엄중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외교·경제·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일본 간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장기간 경색된 한일관계를 방치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국민을 위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해법이 한일 양국이 반목과 갈등을 넘어 미래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기회의 창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까 '반쪽짜리'라고 말했는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물컵에 비유하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해법 발표를 두고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짜 맞춘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외교부의 입장과 달리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외교부 입장과 대통령실의 입장을 얘기했는데, 잘 알다시피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같은 생각이다. 난 이게 양국 관계 미래를 위해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한일 두 정상은 작년에 뉴욕과 프놈펜에서 2차례 만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조속한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또 이를 위해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가속화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했다. (우리) 정부는 피해자 측을 포함해 국내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일 간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속도감 있게 협의를 추진해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가 도출한 해결 방안을 오늘 발표한 것이다. 우리 국익을 추구하는 데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원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 일본의 명확한 호응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한국 정부가 먼저 배상안을 발표했다. '물컵의 반이 먼저 찼다'고 했는데, 나머지 반은 (일본이) 어떻게 채울 것이냐는 부분에 관심이 집중될 것 같다. 특히 배상금 재원과 관련해 일본 기업도 참여하는 건지,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만 참여하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일본에 비해 한국이 너무 많이 양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우리 정부의 대승적 결단에 일본 정부가 포괄적인 사죄, 그리고 일본 기업이 자발적 기여로 호응해오길 기대한다. 과거사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이 기존에 공식적으로 표명한 반성과 사죄의 담화를 일관되고 또 충실하게 이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을 포함한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정신을 계승해가길 바란다. 그리고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일본 정부도 민간의 자발적 기여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한다.
-발표 전부터 야당이나 피해자, 지원 단체들에선 이번 해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효 소송 같은 법적조치 얘기들도 나온다. 1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오늘 결단이 퇴색되는 건 아니냐, 외교부가 국내 의견 수렴을 더 했어야 하는 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 같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추후 국내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계획인가.
▶정부는 그동안 해법 모색을 위해 피해자·유족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해왔다.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4차례에 걸친 민관협의회, 그리고 국회에서 있었던 공개토론회, 바로 얼마 전 피해자·유가족들과의 단체 면담을 통해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진정성 있게 수렴해왔다. 많은 유족들이 우리 정부 구상에 대해 이해를 표해줬고, 또 상당수 유족들은 이 문제가 조속히 종결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줬다. 정부와 재단은 앞으로 이런 피해자 유족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갈 거다. 향후 진전 상황을 충실히 설명하고, 의사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계속해갈 예정이다.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뵙고 진성성 있는 자세로 성실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해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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