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 넘어 '중국 견제' 본격화?… '정찰 풍선' 규탄 한목소리
3국 외교차관 협의회서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 지적
대만해협에도 "평화·안정 유지… 일방적 현상 변경 안 돼"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미일 3국의 '중국 견제'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이 띄운 '정찰용 풍선(기구)'가 미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과 관련해 3국 외교차관들이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서면서다.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셔먼 부장관은 "우린 중국의 도전과 그에 대해 국내외에서 단합해 대응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우린 규칙에 기반을 둔 지역 및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전 세계 동맹·우방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주 격추한 '풍선'이 중국의 감시 장비이고 우리(미국) 영토를 침범했단 걸 확신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 상공을 통해 자국 영공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용 풍선이 이달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동부 연안을 지나 대서양 상공으로 빠져나오자 공군 전투기를 보내 격추했다.
중국 당국은 해당 기구가 '민간 기업의 기상관측용 장비'라며 '우발적 사건'에 미국 측이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고 반발했지만, 미 정부는 중국 측의 이 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초 이달 5~6일 예정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와 관련 조 차관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타국의 영토주권 침해는 국제법상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자국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는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차관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우린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공식 견해를 신뢰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모리 차관 역시 "일본은 (중국 '정찰 풍선' 사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앞으로도 관련 정보 수집·분석 등을 위해 소통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앞서 중국의 '정찰 풍선' 사건과 관련해 동맹·우방국들과의 공동 대응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계기로 미국의 역내 주요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이 미국과 '확실한' 공동전선을 구축한 셈이 됐다.
사실 한미일 3국의 '중국 견제' 공동전선 구축은 작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 당시 채택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통해 이미 예고됐던 것이기도 하다. 해당 성명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가 중요함을 재확인했다"고 명시돼 있는 등 '중국 견제'로 읽힐 만한 요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미일 3국 외교차관들은 이날 협의회에서도 "대만해협에서 평화·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해선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한 한미일 3국의 공동 대응이 향후 한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은 그간 우리나라에 '한미동맹이란 특수 관계를 잘 알지만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 전략엔 먼저 나서지 마라'고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은 "특히 '정찰 풍선'은 미중 간에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가 메시지 관리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차관들은 이번 협의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따른 공동 대응기조를 재확인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양국 간 전쟁 상황과 관련해서도 "국제사회가 단합된 입장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와 함께 굳건히 맞서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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