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휴지기'에도… 한미 '숨가쁜' 대북 공조

핵도발 전망에 외교차관보·북핵수석대표협의 잇따라
박진 외교장관은 중국 측에 "건설적 역할" 재차 요청

왼쪽부터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2022. 12. 13. ⓒ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올 초부터 지속해온 탄도미사일 도발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는 오히려 이 기회에 각급 간 소통을 강화하는 등 대북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 당국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미·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잇달아 진행한 데 이어, 13일엔 서울에서 외교차관보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에 따른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최영삼 외교부 촤관보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방한을 계기로 진행된 대면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함께 경주해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같은 날 대면협의를 통해 "북한이 제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아울러 한미일 3국이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피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고자 암호화폐·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일삼고 있단 판단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 또한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그러나 북한은 올 1월5일 이른바 '극초음속미사일'부터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이르기까지 총 31회에 걸쳐 63발의 탄도미사일을 쏴 올렸다.

여기에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와 전투기·폭격기 등을 동원한 공중무력시위, 방사포(다연장로켓포) 등을 활용한 '해상 완충구역'(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군사 활동이 금지된 남북한 접경 수역) 포격까지 포함하면 북한의 올해 도발 횟수는 50회가 훌쩍 넘는다.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오른쪽)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왼쪽). (외교부 제공)

이외에도 각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지난 12일 보도된 S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의 경우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17년 기간 풍계리에서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4개 갱도 가운데 1·2번 2개만 이용했다.

일각에선 "땅이 얼어붙는 겨울철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관련 대응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게 한미 당국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그런 희망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정신 차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당국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요청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벌일 경우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등 대응을 위해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을 채택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가운데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기도 한 중·러 두 나라는 그간 북한의 ICBM 발사 등 연쇄 도발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과정에서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번번이 제동을 걸어왔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