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美와 정책 동조' 가속… 경제안보동맹 본격 참여

전략적 모호성 탈피… 인·태 전략 등 통해 보폭 맞추기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은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 주도의 '경제안보동맹'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잇달아 방문하며 미국·일본 및 중국 등의 정상과 각각 양자 또는 다자회담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달 13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통해선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한미일 3국이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역내 현안 모두를 포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성명엔 중국 당국이 자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강력 반발해온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란 문구가 명시됐다. 아울러 미중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과학··바이오·첨단통신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 한미일 3국이 협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한미일 3국간 '경제안보대화' 신설과 공급망 문제 공조 등에 관한 사항도 이번 성명에 포함돼 우리 정부의 관련 정책 방향이 "미국 쪽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번 공동성명 채택에 앞서 11일엔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기본 방향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미일 정상회의. ⓒ AFP=뉴스1

윤 대통령이 공개한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기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과 용어·개념 등의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선 "윤석열 정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취했던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동맹·우방국 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바이든 미 행정부와 정책 동조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선 올 6월 미 정부 주도로 출범한 태평양도서국 지원 협의체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 미국·일본·영국·호주·뉴질랜드) 동참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한미 간 '밀착' 행보가 추후 우리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에선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열린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다자주의'는 중국 당국이 자국을 견제하는 성격을 띠는 미국 주도 협력체를 비판할 때 종종 사용하는 표현이다.

즉, 시 주석이 직접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관련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