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내달 日자위대 관함식 참가… 2015년 이후 처음(종합)
국방부 "北 연이은 도발에 안보상 함의 최우선적 고려"
'해상자위대기=욱일기' 논란엔 "국제사회가 수용했다"
-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우리 해군이 올해 일본 해상자위대가 주관하는 국제관함식에 참가한다.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국방부는 "11월6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이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일본 관함식 참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갖는 안보상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란 얘기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번 관함식은 올해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것이다.
우리 해군은 올 1월 일본 측으로부터 관함식 초청장을 받았으나, 당시 문재인 정부는 관함식이 새 정부 임기 중 열린다는 점에서 참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뤘다.
이후 올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따라 일본 관함식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왔으나,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 문양의 깃발을 사용하는 데 따른 논란 때문에 최종 결정이 늦어졌다.
우리 해군은 관함식 당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남부 사가미(相模)만에서 자위대 함선과 각국 함선이 참여하는 해상사열이 진행될 때 일본 총리 등 주최 측 주빈이 탑승한 함정을 향해 '경례'를 해야 한다. 즉, 욱일기가 걸려 있는 일본 함선을 향해 우리 군이 경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내에서도 우리 해군의 이번 일본 관함식 참가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 해군이 일본 주관 국제관함식에 2차례(2002·2015년) 참가한 전례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국제관함식과 관련한 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가를 최종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일본 자위대도 1998년과 2008년 우리 해군 주관 관함식에 함정을 보낸 적이 있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법에 따라 1953년부터 '자위함기'를 사용하고 있다. 욱일기와는 그 형태가 좀 다르다"며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를) 정식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또 해상사열 중 일본 자위대 함선을 향한 '대함(對艦) 경례' 또한 "함정 간 예우"의 의미이지 일본 총리에게 하는 게 아니라고 부연했다.
앞서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양국 간 일련의 과거사 갈등과 일본 측의 경제보복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2018년 이후엔 서로의 관함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특히 우리 해군의 2018년 제주 관함식 당시 일본 측에 해상자위대 깃발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를 게양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관함식 불참으로 맞대응했다. 이후 일본은 2019년 관함식 땐 우리 해군을 아예 초청하지 않았다.
우리 해군은 이번 일본 관함식에 군수지원함 '소양함'(AOE-Ⅱ·1만1000톤급) 1척을 파견하기로 했다. 소양함은 이달 29일 진해해군기지를 떠나 내달 1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須賀)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길이 190m, 너비 25m, 최고속력 24노트(시속 약44㎞)의 '소양함'은 대령이 지휘하는 '1급함'으로서 승조원은 총 137명이며, 연료와 탄약·식량 등 보급물자 1만1050톤을 실을 수 있다.
우리 해군이 이번 관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을 보내는 건 전투함 운용에 대한 군 내부 수요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우리 해군은 또 이번 관함식 참가를 계기로 일본 현지에서 열리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에 참석하고, 다국간 인도주의적 수색구조 훈련(SAREX)도 함께한다. 이에 따라 소양함은 내달 6일 관함식 본행사 참가 뒤 다른 참가국 함정들과 7일까지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도 이번 WPNS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면서 관함식과 SAREX를 모두 참관할 계획이다.
30여개국의 해군 및 해상전력 최고 지휘관이 참석하는 이번 WPNS에선 우발적 충돌 예방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 해군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관함식엔 불참할 가능성이 크지만, WPNS엔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이번 관함식에 WPNS 참가 21개국 가운데 러시아를 제외한 20개국을 초청했다. 이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참가 의사를 밝힌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호주·프랑스·캐나다·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뉴질랜드·파키스탄·싱가포르·태국 등 총 13개국이다.
우리 군은 이번 일본 관함식 참가 등을 통해 "우방국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 제고를 통해 역내 해양안보협력에 기여하고, 주변국·국제사회와의 해양안보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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