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거리 더 길어진 北 순항미사일… 핵 탑재 뜻하는 '전략' 표현도

1500㎞→1800㎞→2000㎞… 한반도·일본 전역 타격가능
평균 속도 마하0.2 미만으로 같아… "엔진 수준은 아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2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최근 발사했다는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은 작년 9월 처음 시험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량해 비행거리 등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2일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 아래 북한군 전술핵 운용부대에 작전 배치된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같은 날 오전 2시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쏜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2발이 서해 상공에 설정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초(2시간50분34초) 간 2000㎞를 비행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성공적으로 진행된 시험발사를 통해 무기체계 전반의 정확성과 기술적우월성, 실전효과성이 완벽히 확인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쏜 순항미사일의 비행거리 등 세부 제원에 대해선 "정밀 분석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단 북한 매체 보도 내용만 봤을 땐 작년 9월과 올 1월 등 앞서 2차례 시험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비교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시간은 확실히 늘어났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월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작년 9월11~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처음 실시했을 당시 북한 영공 내에서 7580초(2시간6분20초) 간 1500㎞를 타원 및 8자형 궤도로 비행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또 올 1월25일 실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 땐 동해상에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9137초(2시간32분17초) 간 1800㎞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단순 비교했을 때 지난 1년 새 북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비행거리는 500㎞, 시간은 44분가량 더 늘어났단 얘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까지 북한 3차례 순항미사일 발사에서 평균 속도가 마하0.6(초속 약 0.2㎞)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일정하게 나타나 엔진은 모두 같은 종류를 사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순항미사일의 "연료통을 늘려 멀리 (날려) 보낸 것 같다"며 "그러나 엔진 자체 수준은 아직 크게 좋다고 평가하기 이르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다른 군사 소식통은 "북한 측 주장대로라면 평균 속도 마하 0.6은 타원·8자형 궤도를 돌면서 속도가 줄어든 구간까지 포함한 것"이라며 "직선으로 쐈을 땐 그보다 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에 비해선 속도도 느리고 파괴력도 약하다. 그러나 순항미사일은 발사 직후부터 저고도로 비행할 수 있어 지평선 너머에서 쐈을 땐 아군의 대공레이더로 즉각 탐지하기가 어렵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작년 9월11~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또 순항미사일엔 일반적으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기 위한 각종 유도장치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에서 쏜 순항미사일이 수평선 너머 동해를 가로질러 한반도 남부를 타격하는 상황도 가정해 대비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 수준과 유도기술 등이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된 건 아니지만, 비행거리 등 숫자만 보면 신의주에서 쐈을 때도 한반도 전역은 물론 홋카이(北海)도와 오키나와(沖繩)현을 모두 포함한 일본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는 직선거리로 1200㎞가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작년 10월 열린 북한 국방발전전람회 당시 영상 등을 근거로 북한이 최소 2기지 형상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이번 12일 발사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엔 "전략"이란 표현을 더해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군 당국은 작년 9월 북한의 첫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때부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고 밝혔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유도무기 체계를 개발할 때 △개발 착수부터 최초 운용시험평가까지 기간을 최대 3년, 그리고 △최초 운영시험평가부터 최종 시험평가(야전운용시험 포함) 종료까지 기간 최대 1년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북한은 작년 9월 장거리 순항미사일 첫 시험발사 때 그 개발이 "지난 2년 간 추진돼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아직 '개발 중' 단계에 있더라도 늦어도 내년이면 완료될 가능성이 있단 전망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와 달리 이번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은 즉각 공개하지 않았으나 "실시간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