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 고조에 불붙는 '핵공유' 논의… '창의적 해법'이란?

"한반도에 핵 들이지 않고 美 전략자산 활용" 무게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 지도 하에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실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다양한 가능성' '창의적 해법' 등을 언급하며 확장억제 강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모두 충족하는 해법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핵무장'론과 관한 질문에 "국내와 미국 조야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고 답했다.

조태용 주미국대사 또한 12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식 핵공유'가 필요하다는 질의에 "지금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란 범주 속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 발전에 따라 여러 창의적 해법도 정부 내에서 조용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조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발언은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의 핵무장 가능성을 부인하던 정부 기조에 변화가 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선 우리 정부가 이미 미국 측에 '핵공유' 방안을 요청했단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는 '한국식 핵공유'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나토식 핵공유'를 변형한 형태로서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놓는 대신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미군의 전략폭격기나 원자력추진 잠수함 등을 상시 전개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미군의 핵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우리 해군 잠수함에 실을 수 있도록 한다거나 우리 공군 전투기를 태평양 괌의 미 공군기지에 상주시켜 유사시 핵무시를 싣고 한반도에 출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미일 대잠훈련에 참가한 미군 전력. 맨 앞부터 잠수함 '애너폴리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해상작전헬기 MH-60 '시호크'. (해군 제공) 2022.9.30/뉴스1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12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폭탄 수가 적기 때문에 한국에 재배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베넷 연구원은 미군이 운용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는 사정거리가 9600㎞ 이상이기 때문에 태평양 어느 곳에서든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며 "트라이던트 미사일 탑재 잠수함 중 하나 이상을 오로지 '한반도용'으로 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 내에서도 우리 땅에 전술핵무기 등을 다시 들여놓는 것보다는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미군 잠수함 등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정부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확장억제를 통해 북한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전술핵을 재배치하기보다는 현재 가용한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에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함으로써 북한을 억제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데다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 원칙과 배치된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핵개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속해 있는 기존의 입장을 대폭 바꿔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이 같은 '한국형 핵공유'에 관해 아직 적극적인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측은 기존의 핵우산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 방어체계만으로도 '한국에 충분한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앞으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등을 통해 관련 논의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