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0주년' 기념한 한중, 다시 '사드 문제' 직면…복잡해진 방정식
'사드 걸림돌 되지 않게' 공감대 세웠지만…마찰 가능성 여전
전문가 "中, 자제하겠지만‥맥없이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 양국이 수교 30주년 '축제'를 마치자마자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정상화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초에 '8월 말 사드 기지 정상화'를 공언한 바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가 양국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후, 중국 측에서 바로 다음날 '사드 3불(不)·1한(限)'을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도 했다.
'사드 3불'은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사드 3불'이 '한중 간 합의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와 산반된다. '3불'은 이는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중국 측에 설명한 내용으로, 이와 관련해 한중 간 공식적인 합의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이미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 기지의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1한'을 공식적으로 처음 거론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련의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언급한 사드 기지 정상화는 '사드 운용은 우리 주권 사항'이라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
사드 기지를 정상화한다는 것은 '상시접근법 보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군은 사드 기지에서 근무하는 한미 양국 군 장병들의 식료품을 포함한 기타 생활물자, 그리고 기지 공사와 운용 등에 필요한 각종 물품·자재를 주 5회 기지 내로 반입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물자 운송차량이 기지로 들어갈 때마다 진입로 주변에선 '사드 반대' 주민과 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져 물자 반입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군 측은 사드 레이더와 발전기 등 주요 장비 운용에 필요한 핵심물자는 아예 헬리콥터를 이용해 기지 내로 공수해왔다.
사드 기지의 정상화는 이같은 반발에 대한 제재가 가능한 법적 근거가 확정되고 기지가 '보안 시설'로서 공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의미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8월 말 정상화를 공언한만큼 곧 '정상화 작업'이 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중 양국은 전날인 24일 수교 30주년을 맞아 정상 간 축전을 교환하고 새로운 30년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축전에서 수교 이후 30년 동안 양국이 '핵심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서로 배려했다고 밝혔는데, 중대한 우려는 그간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자주 써온 외교적 수사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방해요소를 배제해야 한다"며 미중패권 경쟁 심화 속 우회적으로 '한미 밀착'을 견제하는 의미도 서한에 담았다.
때문에 사드 기지 정상화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은 '안보 주권사항', 중국은 '핵심우려'를 내세우며 다시 마찰을 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과 같은 '제2의 사드 보복조치'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 여론의 '반중감정 격화'와 한중 갈등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한미 밀착'이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는 '악수'(惡手)까지는 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은 한한령에 대해 학습효과가 있다"면서 "군사·안보 문제는 관련 분야에서 풀어야 하는 것이고 엉뚱하게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걸 중국이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은 "그렇다고 맥없이 지켜만 보고 있지 못하는 중국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드 문제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이 또 다른 한중 갈등 사안이었던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인 '칩4'(한·미·일·대만 반도체 협의체)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양해하면서 사드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를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칩4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정부가 '3불'을 뒤집는듯한 태도를 보이고, 1한에 대해서도 중국의 '양해'를 구하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중국이 한미 밀착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으로 '큰 반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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