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3박4일간 방미 마치고 귀국길…"동맹 강화 방안 구체적 논의"

방미 기간 美국무·에너지·상무 장관 등 고위인사와 면담
미 의회 및 싱크탱크 인사들 접촉…한국전 참전기념비 방문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2022.6.14/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박진 외교부장관이 15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3박4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12일 미국에 도착한 박 장관은 이날 마지막 방미 일정으로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 장관의 이번 방미는 지난 5월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이후 3주만에 이뤄지는 것이자,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임박한 상황에서 진행돼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됐다.

박 장관은 방미 기간 지난 1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찬을 겸해 4시간30분간 대화를 나눈 것을 시작으로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 조율을 비롯해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특히 블링컨 장관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두 장관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조기 재가동에 합의했고, 필요할 경우 협의체에서 전략자산 전개도 다루기로 했다. 또한 북한의 핵실험시 강력한 제재 요소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결의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에게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며 중국과 함께 전략적인 소통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장관은 다만 유연하고 열린 생각을 갖고 북한에 대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둘 것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북한에 대한 백신 등 인도적 지원 의사를 재차 천명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주문했다.

미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제니퍼 그랜홈(Jennifer Mulhern Granholm) 미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외교부 제공) 2022.6.14/뉴스1

이와 함께 박 장관은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러몬도 상무장관을 만나 한미정상회담 후속 협의를 진행했다.

박 장관은 그랜홈 장관과 면담에서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원자력 역할 확대라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해 설명했고, 해외 원전시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사용후 핵연료 관리 등 한미간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다.

박 장관은 러몬도 상무장관과는 공급망 안전 확보 협력을 위해 장관급 레벨에서 협의 진행을 언급하면서 외교 및 상무장관이 함께 하는 '2+2' 협의를 제안했다. 이에 러몬도 장관도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박 장관은 또 핵심 물자나 전략 물자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조기 단계에서 이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의 공동 운용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이 카운터파트인 블링컨 장관 외에도 에너지 및 상무 장관까지 두루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한미 동맹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자 박 장관에 대한 미국의 신뢰와 배려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와 함께 박 장관은 방미 기간 미 의회의 상·하원 의원, 싱크탱크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동포간담회 직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미 성과와 관련해 "이번 방문이 여러 가지로 생산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가 진정한 글로벌 차원의 포괄적인 전략동맹으로서, 앞으로 세계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미래 지향적인 동맹으로 다시 발전할 수 있는 큰 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미 간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외교가 글로벌 중추국가로 가는 아주 큰 역사적인 계기를 맞았고 그것을 현장에서 실감을 했다"면서 "(미)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에 계신 분들이 전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계셨다. 그만큼 책임감을 더 무겁게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의 중요한 성과는 향후 5년간 한미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 연방 의원들과 조찬협의를 갖고 있는 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델라웨어), 빌 헤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 박진 장관, 존 오소프 상원의원(민주· 조지아), 조태용 주미대사.ⓒ 뉴스1(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첫 일정과 마지막 일정을 한미 동맹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일정으로 소화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장관은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새로 조성된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 및 참배를 하고 추모의 벽을 돌아봤다.

박 장관은 지난 14일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오늘의 굳건한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수많은 분들의 희생 위에서 세워졌음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찾아 동포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장관은 대한제국공사관 방문에 대해 "한미 우호의 상징이자 산실과 같은 곳을 찾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그간 동포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를 표한 뒤 "윤석열 정부의 첫 외교장관으로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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