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더기' 미사일 발사는 핵실험 전주곡?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한꺼번에 발사 '이례적'
핵탄두 탑재 가능 추정… 美폭격기 전진 배치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TV 뉴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2022.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며 올해 18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시기가 한층 더 가까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8분쯤부터 약 35분 간 평양 순안과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 등 4곳에서 총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쐈다.

이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각각 약 110~670㎞, 정점고도는 약 25~90㎞, 최대속도는 마하 3~6(초속 1.02~2.05㎞) 수준으로 각각 탐지됐다. 발사장소가 4곳으로 서로 다른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쏜 미사일도 최소 4종류일 것으로 추정된다.

군 안팎에선 실전배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KN-24), '초대형방사포'(KN-25), 그리고 지난 4월16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처음 시험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이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이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우리나라 주요 지역과 주일미군기지 등을 사정권에 넣는 이들 무기체계는 모두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개발돼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2018년 5월 폐쇄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복구 작업을 모두 끝내고, 현재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한 핵탄두의 성능 검증 목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본격적인 핵실험에 앞서 유사시 핵탄두를 실을 이들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통해 △핵·미사일에 대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공포심을 극대화하고, △자신들의 국방력을 과시하는 전략을 취했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북한 앞서 2006년 제1차 핵실험과 2009년 2차 핵실험 전후로도 탄도미사일 7발을 한꺼번에 쏜 전례가 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2016.9.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등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한 뒤 같은 해 10월 1차 핵실험을 했고, 2009년 5월 2차 핵실험 2개월 뒤엔 노동·스커드급 미사일 7발을 쐈다.

최근 미군이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를 본토에서 태평양 괌으로 전진배치한 것도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폭격기는 2017년 9월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한반도에 전개돼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 상공을 비행하는 등 대북 무력시위에 투입된 적이 있다.

'죽음의 백조'란 별명을 가진 '랜서' 폭격기는 마하1.25(시속 1530㎞)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괌 기지 이륙 후 2시간 남짓이면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수 있다.

또 '랜서' 폭격기엔 B-52 폭격기의 2배에 이르는 60톤 상당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단, 현재 운용 중인 기체는 핵폭탄 탑재 기능이 없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상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해놓은 상황이어서 이 시기에 즈음해 핵실험 등에 관한 중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대내외 환경변화와 관계없이 '자체 시간표'에 따라 무기 개발·시험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과 "핵실험은 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택하려 할 것"이란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미 공언한 바대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는 전략핵무기와 임의의 전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를 모두 갖추고 그 성능을 부단히 제고하고 있다"며 "북한은 전쟁 초기 주도권을 장악하고, 미국 등 상대방의 전쟁의지를 꺾을 수 있는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의 확보에 초점을 맞춘 핵·미사일 전력을 갖추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