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퓰너 "윤석열, 시장주의자 인상…바이든 방한, 상징적 의미"

헤리티지재단 설립자…한미 관계 복원·한일 관계 회복 과제
"한국 고통 이해하지만 현실 직시해야…한미일 3각 협력 중요"

에드윈 퓰너(Edwin John Feulner Jr.)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윤태형 외교·안보 전문위원 대담·강민경 기자 정리 = 오는 5월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기 속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한국을 방문한 에드윈 퓰너(81) 미 헤리티지재단 설립자를 만났다.

퓰너 설립자는 지난 1973년 헤리티지 재단을 창립한 후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간 이사장을 맡아 헤리티지재단을 미국 최고의 보수 싱크탱크로 키워낸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인수 위원을 지낸 그는 미국 행정부·의회뿐 아니라 국제정치에서 최고 멘토(담당지도자)로 손꼽힌다.

그는 지난달 28일 오후 콘래드 서울호텔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이 아닌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는 것은 한미동맹에 있어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본 첫인상에 대해선 자유시장주의자 같다고 평가했으며, 무엇보다 한일관계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조언했다.

퓰너 설립자가 인터뷰를 하루 앞두고 윤 당선인을 만났다고 해서 먼저 첫인상을 물었다.

퓰너 설립자는 "윤 당선인을 대통령 후보 때 만나고 어제(27일) 다시 봤다. 더 원만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신념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평등한 법의 지배, 이를 통한 최소한의 정부간섭, 낮은 계층부터 높은 계층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자유경제의 원리를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첨언했다.

그는 윤 당선인에게 자신과 뜻이 일치하는 참모들을 발탁해야 하고,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정확한 방향성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는 한편, 법인세를 낮춰 경제자유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퓰너 설립자는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일본을 들렀다가 한국을 찾는 게 아니라, 한국을 먼저 방문하고 일본으로 가는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한국전쟁 때로 되돌아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먼저 와서 혈맹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퓰너 설립자에게 새 정부가 한미동맹을 재건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그는 우선 한미 간에 전략적 관계뿐 아니라 경제적 관계, 공공외교, 인적교류 등 전(全) 방면에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으며,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가장 급하다고 강조했다.

퓰너 설립자는 "윤 당선인은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미국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면서 "미국으로선 한국만큼 일본도 가깝게 지내야 하기 때문이며,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한일 간 뿌리 깊은 역사적 갈등이 있고, 미국도 관계조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반문하자, 퓰너 설립자는 본인 가족도 홀로코스트 경험이 있고 미국도 일본의 진주만 공습 피해가 있었다면서 역사적 고통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가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인이지만 아내 쪽의 조상은 유대인이었다. 세계 2차 대전 중에 고통을 겪었다. 1941년 12월7일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했다. 우리도 일본에 화를 내야 할 이유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과거가 아닌 현재의 친구들과 함께 지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퓰너 설립자와의 일문일답.

에드윈 퓰너(Edwin John Feulner Jr.)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어제(27일) 만났는데 5년의 임기 동안 어떻게 할지에 대해 권고한 내용은?

▶첫 번째는 사람이 정책이다. 윤 당선인과 의견이 일치하는 인물들로 참모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자신감과 경쟁력을 갖고 행정부처에서나 청와대에서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편견이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자신의 원칙과 관점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찾고 이런 사람들을 발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원칙은 전략적 모호성 같은 개념을 말하는 사람들은 좀 어리석은 것 같다. 전략이란 뜻은 당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반면 모호한 것은 흐릿한 것이고 방향성이 없는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모순이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

윤 당선인은 최소한 2024년 총선까지는 2년 정도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와 나는 경제자유화와 규제완화 등 행정 수반으로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미국에서는 행정명령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미국 대통령은 의회 동의 없이 행정명령을 발령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한국이 헤리티지 경제 자유 지수 순위가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려면 세금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회동의가 필요해 쉽지 않아 보인다.

-다음 달 동북아 안보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을 한다. 그는 한미 동맹 강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새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 취임 11일 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다. 바이든 방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취임한 지 16개월이 지난 바이든 대통령이 첫 번째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들렀다가 한국을 찾는 게 아니라 한국을 먼저 방문하고 일본으로 가는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한국전쟁 때로 되돌아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한국전쟁에서 양국이 함께했던 희생은 워싱턴DC의 한국전쟁 기념비를 방문하는 모든 미국인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먼저 와서 혈맹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다. 아마도 그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 같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관계와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가 한국 지도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년 전 바이든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이 윤 당선인에게 주는 첫 번째 메시지는 한미 간에 전략적 관계뿐 아니라 경제적 관계, 공공외교, 인적교류 등 전(全) 방면에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자는 것이다.

그리고 윤 당선인은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국으로선 한국만큼 일본도 가깝게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을 갔다가 도쿄에 가서 쿼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다.

birako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