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청해부대 집단감염' 셀프감사…징계 없이 기관 경고(종합)
감사 착수 48일 만에 결과 발표…6개 기관·부서 '경고' 조치만
- 장용석 기자,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노민호 기자 = 국방부가 지난 7월 해외파병 중 발생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과 관련한 자체 감사결과를 8일 공개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감사결과 자료에서 "이번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은 특정 개개인의 잘못에서 야기됐다기보다는 관련 기관 모두에게 각각 일부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개인에 대한 징계 없이 6개 기관·부서에 '경고' 처분을 내리는 것만으로 감사를 종결했다.
국방부는 해외파병 장병들의 코로나19 집단발병과 조기귀국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7월22일부터 50일 가까이 국방부 내 관련부서와 합동참모본부, 국군의무사령부, 해군본부, 해군작전사령부 및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으나, 이번에도 사실상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국방부가 이번 감사에 착수했을 당시부터 제기됐던 '셀프감사'의 한계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감사에서 경고 처분을 받은 기관·부서는 국방부 국방정책실 국제평화협력과와 인사복지실 보건정책과,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 해외파병과, 해군본부 의무실, 해군작전사령부 의무실, 그리고 청해부대 34진이다.
합참은 올 7월10일 청해부대로부터 '감기' 증상자 발생에 관한 첫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감기로 판단된다'는 청해부대 측 보고만 믿고 국방부엔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종결 처리했다. 원인철 합참의장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합참의 보고체계에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비록 당시 감기환자라고 판단했다고 해도 병력에 관한사항이고, 전 세계적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바로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게 더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또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전원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한 데 대해선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2월8일 출항했으므로 백신 접종 후 출항은 곤란했다"면서도 "백신 접종을 위한 적극적 대안 검토가 다소 미흡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올 1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본계획'이 수립되자 국방부 보건정책과에선 군내 백신 접종계획과 해외파병부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군 당국은 청해부대 기항국 오만 측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당시 "오만도 백신이 부족하고, 검역규정상 한국 백신 반입도 제한된다"는 답변을 받은 뒤론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현지로 수송하는 방안도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있다"는 판단 때문에 검토만 하다가 끝났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이 해군본부 의무실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가 아닌 '신속항체진단키트'만 갖고 임무를 떠나 확진자를 조기에 판별할 수 없었던 데 대해서도 "출항 이후라도 항공택배 발송 등 사후조치를 통해 신속항원진단키트를 보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국방부는 "청해부대장은 승조원들에게 기항지에선 항상 마스크를 착용토록 지시했으나, 일부 인원은 마스크 사용 등 방역지침 준수가 다소 미흡했다"며 "도선사 승·하함 때도 기항지별로 방호복 착용 실태가 달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도선사와 직접 접촉하는 청해부대 의무·인솔요원의 경우 방호복을 착용한 상태로 환경소독을 실시하고 인솔했음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현지 도선사 없인 항구에 적시 입항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도선사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실태도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부대원들의 기항지 내 일탈행위 여부에 대해선 "관련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일탈 행위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에서 우리 선박 등의 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로서 이 부대 34진은 지난 2월8일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출항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2월26일에서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돼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 전원은 백신을 맞지 못한 상태에서 임무에 투입됐다.
이들 장병은 당초 8월 중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루 해적 추정 단체에 피랍된 우리 국민 4명 구조 작전을 위해 6월8일 기니만 출동 명령을 받았고, 군수 적재를 위해 6월28일~7월2일 작전지역 인접국에 기항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
이에 정부와 군 당국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를 투입해 이들 부대원 전원을 국내로 데려왔고, 귀국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던 부대원 272명은 지난달 10일까지 격리 등 치료·관리를 받은 뒤 모두 퇴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번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의 코로나19 집단발병과 관련해 장병들이 귀국하던 7월20일 취임 후 6번째 대국민사과를 했다.
국방부는 이번 감사결과와 관련해 "앞으로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보다 엄격한 방역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판단, 경고 대상 기관·부서에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했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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