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백블]美日에 '통신선 복원' 사전설명…'대화 모멘텀' 살리기 승부수
"외교는 상호주의…'北해법에 힘 실어 달라' 요청 의미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가 북한의 1년1개월 만의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 복원에 따른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승부수를 건 모양새다.
특히 정부는 과거사 문제로 껄끄러운 일본과도 북한 관련 '협력'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30일 복수의 한일 외교소식통을 인용, 우리 정부가 남북 통신선 복원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6일 일본 측에도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도 우리 정부로부터 사전에 정보를 공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시점을 특정해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공식 발표 전에 외교 통로로 일본 측에 남북 통신선 복원 사실을 알렸다"고 확인했다.
남북 통신선 복원은 작년 6월9일 북한이 국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 일방적으로 차단한 뒤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간에 10여차례 친서교환이 이뤄지면서 그 동력이 됐다고 한다.
북한 측은 그간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초점을 맞춘 남북관계 해법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통신선 복원은 남북관계의 '작은 진전'인 동시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요소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 안팎에선 벌써부터 남북 고위급 화상회담과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기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일본에 남북 통신선 복원에 관해 사전 설명을 하며 공을 들인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향후 정부의 남북협력 구상을 추진하는 과저에서 미일의 적극적 지지를 얻기 위한 '초석 다지기'로 볼 수 있단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통신선 복원은 북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일부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미일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일 양국 간에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뿐만 아니라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주장, 그리고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의 '망언' 등 각종 악재가 쌓여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남북 통신선 복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사전 설명은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겠다는 '투트랙' 기조를 반영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올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며 '한일 간 역사문제와는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한일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 공동 주최 '평화 콘퍼런스'에서 이른바 '두 바구니론'을 제시하며 한일 양국이 과거와 미래를 각각 다른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임이라며 "일본과 한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미국)는 물론 그들(한일) 역시 덜 안전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미국은 한일관계가 당장 진전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한미일을 묶어서 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외교는 상호주의다. 우리의 정보 공유는 향후 북한문제에서 우리 입장에 힘을 실어줄 것을 특히 미국에게 요청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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