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미협상 견인 시작…기대감 속 '중재자 주도권' 찾기

"바이든 당선이 오히려 기회"…美는 설득, 北에는 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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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큰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정부는 바이든 시대의 도래가 오히려 '기회'라며 북핵 협상 견인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9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추진과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와 함께 그동안 축적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날을 교훈 삼으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힌 뒤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핵화 협상을 위한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의 일관된 메시지는 비핵화 협상 궤도에 있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빼놓을 수 없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는 2000년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북미간 관계 개선 가능성에 기인하고 있다.

이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북미간 경험을 언급하며 "남북 대화의 협력이 있어서 북미 관계의 진전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측을 향해 "전환의 시기에 신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해 나오길 기대한다"며 비핵화의 전향적 의지를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 정부가 북미관계의 방향성을 잡는 데 결국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을 북미 양쪽에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특히 정세 전환기를 맞은 이 시기를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페리 프로세스'가 가동되며 북미 국교정상화 직전까지 갔던 시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 한국 정부의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더 강화하겠다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이 "역설적으로 이 시간을 통해 남북 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더 크게 열릴수도 있다"며 "정세 전환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정부의 촉진자 역할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김정은을 무조건 만나지는 않겠지만 핵능력 축소에 동의할 경우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질적 실무협상은 보텀업 방식으로는 진행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톱다운 방식으로도 병행될 가능성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정부는 남북간 협력을 통해 또 한번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단 방침이다. 특히 일각에선 북한 역시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며 협상의 상대가 바뀐만큼, 남측을 바라볼 여지가 넓어졌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당분간 정부는 미국을 향해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설득을, 북한에게는 도발 자제와 남북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내달 초 이 장관의 방미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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