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배우자 미국행 논란에 "송구스럽다"(종합)

이일병 교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구입차 출국
강 장관 "국민들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이런 일 있어 송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식에서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교수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청와대) 2017.6.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 권고가 내린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이날 일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업무 관련 회의 중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는 전날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 교수가 요트 구입과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여행 목적에 대해 "자유여행"이라며 '코로나19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고 답했다.

출국 전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한 뒤 친구들과 미 동부 해안을 따라 항해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교수는 다른 게시물에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원래 겨울을 보내려고 목적지로 삼았던 캐리비안 섬들이 국경을 닫았다"며 "원래 계획에서 목적지를 변경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 교수가 미국 현지에서 구매하려고 하는 요트는 '캔터 51 파일럿하우스'(Kanter 51 Pilothouse)로, 51피트, 약 15m 길이의 세일링 요트다. 최소 2억원 상당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블로그에 "유럽에 있는 뉴욕 알루미늄 보트 캔터51 파일럿파우스 선주의 답이 왔다"며 "10월3일에 보자고 한다"고 적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지난 6월에도 요트 구입을 위해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블로그에 "6월15일부터 그리스가 한국 출발 여행객을 입국시킨다는 소식이 잘못돼 7월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외교부 소식에도 정정보도됐다"며 "급하게 비행기표 취소, 숙소 취소, 배검사 취소, 선주에게 소식 알리는 등 바빴다"고 썼다.

이 교수의 해외여행이 문제가 된 이유는 외교부가 전·국가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자 1차 주의보를 내린 이후, 현재 3차 주의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기간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우리 국민께서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린 상황에서 외교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 교수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과 관련해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공직자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월에도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때는 해외여행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렸던 시기는 아니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