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거 "흡혈귀"라 불렀던 볼턴에 "사이비 우국지사" 비난

北과 볼턴 보좌관의 악연 재부상
15년전엔 볼턴을 "인간 쓰레기, 흡혈귀"라 비난

존 볼턴 백악관 NSC보좌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북한이 16일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만을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발표한 담화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외에 한명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바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이날 담화는 볼턴 보좌관에 대해 "볼턴(북측은 볼튼으로 표기)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핵포기방식이니,'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니,'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우리는 이미 볼튼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담화는 또 "(미국이) 지난 기간 조미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핵포기방식이요 뭐요 하는 사이비'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관계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하는 과거사는 6자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국무부 차관 시절이던 2003년 7월 서울 강연에서 북한인 수십만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고 수백만명이 극도의 빈곤 속에 신음하고 있다면서 북한인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악몽이라고 묘사하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적인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조선중앙통신은 "미 행정부의 관리라고 하는 자의 입에서 이런 망발이 거리낌 없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미국이 우리와 회담을 하자는 그 진의 자체가 의심스러워진다"며 볼턴 당시 차관이 6자회담에서 미 측 대표로 나서야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 볼턴 차관을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며 맹비난했다. 2003년 8월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처음 시작됐을 때 볼턴 보좌관은 자리에 없었다.

볼턴 보좌관은 2007년 펴낸 회고록 '항복은 옵션이 아니다(Surrender Is Not an Option)'에서 북한의 원색적 비난에 대해 "나의 부시 행정부 재직 기간 중 받았던 최고의 찬사"라고 응수했다. 또 "북한은 우리와 기꺼이 거래하고 우리의 양보를 수용한 뒤 약속을 어긴다. 이런 게임을 그간 성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4월 9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의식한 듯 낮은 행보를 보였다. 볼턴 보좌관은 취임에 앞서 자신은 대통령이 상충되는 여러 견해들을 듣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교통경찰처럼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에 북핵 해법으로 '리비아 모델'을 줄곧 주장하며 강경 대북 입장을 견지해왔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