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1년] '위대한 협상가', 4강 수싸움 속 비핵화 주도 성취

'판문점 선언' 4국 지지 확보…對중일 관계 복원 물꼬
文중재외교 본격 시험대 …"4강 외교 매몰"지적도

편집자주 ...정의를 바로 세우고 특권과 반칙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 아래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오는 5월 10일로 1년을 맞는다. 촛불혁명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 1년은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가 숨가쁘게 답안을 제시해온 시기였다. 뉴스1은 문재인 정부 1년을 맞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성과와 한계를 짚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의 길',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 등을 목표로 했던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성취했는지 지난 1년을 꼼꼼히 따져봤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오는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한반도 정세는 극적인 전환기를 맞아 숨가쁘게 달려왔다.

북핵 '중재자'를 자처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의 테이블로 이끌어냈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남북간 정치적 합의를 타결시켰다.

이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중일러 4강의 지지 입장도 확보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는 주한미군 사드배치,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 문제로 대(對) 중국,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박근혜 전 정권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길어진 국정공백으로 동북아 외교 무대에서 '코리아 패싱' 우려가 고조된 터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왼쪽엔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 오른쪽엔 조윤제 주미대사가 서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한반도 운전자론' 기치 비핵화 '중재자' 자처

그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취임 50일만에 미국을 방문하고, G20을 계기로 4강과 양자 정상회담을 각각 실시하며 정상 외교를 복원했다.

하지만 올해 연초까지도 북미간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는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제한적 선제타격, 이른바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 전략 검토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 신년사와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중재외교를 지속했고, 이후 끝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시켰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벤저민 엥겔 연구원은 외교안보전문지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칭찬하기'를 통해 미 정부의 대북정책을 180도 바꿔놓고 대북외교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림으로써 미국의 대북 접근법을 외교에 묶어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한ㆍ중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7.12.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미중 사이 '균형외교'…사드 갈등 봉합 전력

문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도 열을 올렸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중국과 관계도 돈독하게 하겠다는 '균형외교(balanced diplomacy)'를 내걸고 중국의 외교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 등의 동참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은 고위급 교류의 물꼬를 텄다. 사드 문제로 중단됐다가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2년만에 재개된 한·중 경제공동위는 양국간 갈등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베이징과 산둥, 우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단체관광객 금지 조치도 사실상 해제되는 등 일부 분야에서는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해결을 이루지 못한 것은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한·중 경제공동위에서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타격을 맞은 한국 기업들 문제가 논의되긴 했지만 구체적이고 뚜렷한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최근 중국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와 거리를 두면서 친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3만5000여명의 관람객과 전 세계 시청자 25억여명의 시선을 사로잡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된다. 2018.2.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대일관계는 과거사·경제협력 '투트랙'전략 유지

반면 대일관계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체결된 위안부 합의의 '실질적 미이행'을 선택한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중국, 미국에 비해 어느정도 '거리두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급전개된 남북 대화 국면에서 일본 측이 납북자 문제 해결과 북일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한일관계 복원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한 만큼 북한과 일본을 중재하는 역할을 통해 한일관계를 진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9일 일본을 방문해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과 한·일 정상회담를 잇따라 개최한다.

최근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문제로 양국간 과거사 문제가 재점화된 상황이지만 양국 정상은 모두 과거사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 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6월 중에는 러시아 블리미디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양 정상은 지난달 29일 이미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전화통화를 실시하고 북핵 문제 공조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표지를 장식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아시아판이 진열돼 있다. 2017.5.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라운드 성공 文중재외교…2라운드 본격 진입

미국 타임지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에 '네고시에이터(협상가)'란 수식어를 붙였다. 1년 뒤 타임지는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중 한 명으로 문 대통령을 선정하고 ‘위대한 협상가(The Great Negotiator)'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는 이제 막 1라운드를 마치고 2라운드에 진입했다. 특히 오는 22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외교력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간 '빅딜'을 이룰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양측의 간극을 좁히면서도 방위비 분담금, 통상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의 결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수차례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시작한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 협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동원되는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균형외교'가 외교영역을 다변화하겠다는 기치에도 여전히 4강에 매몰돼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시아연합(ASEAN)과 수요에 기반한 실질 협력을 강화해 주변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골자로한 신남방정책도 아직 요원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4강 위주의 외교 관행에서 탈피해 우리 외교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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