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베트남 대사에 '삼성 임원'…신남방정책 적격 vs 코드인사

김도현, 2004년 '외교부 盧 폄하 투서사건' 주인공
MB정권서 좌천 뒤 삼성行, 동남아 대관 업무 담당

주베트남 대사에 발탁된 김도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실 상무(외시 27기)/사진=외교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김도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실 상무(외시 27기)가 주베트남 대사에 내정됐다. 박근혜 정권 당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에 이어 또 한번 삼성 임원 출신이 공관장에 전격 발탁됐다.

특히 김 신임 주베트남 대사는 서기관 시절이었던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를 발칵 뒤집었던 대통령 폄하 발언 투서사건의 핵심 인물로 이후 보수정권 하에서 한직을 떠돌다가 6년 전 끝내 퇴직한 인물이다.

그는 퇴직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최근까지 해외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글로벌협력실에서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의 베트남 대사 임명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에 기업인을 발탁한 파격인사라는 의미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 상무의 특임대사 발탁 배경에 대해서는 "과거 외교부 근무 중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공관에서 근무해 외교관으로서의 경험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몇 년 전 외교부에서 민간 기업으로 옮긴 뒤 민간분야에서 쌓은 상당한 전문성이 외교 공관장으로서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시절 '투서사건'의 장본인이라는 점에 논란이 제기된다. 김 상무는 2004년 조현동(외시 19기) 당시 북미3과장 등 외교부 핵심 부서인 북미국 일부 인사들이 회식 도중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외교 안보 라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했단 사실을 청와대에 투서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 당시 회식에서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기면 노무현 정권은 다 끝난다. 외교부는 한나라당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하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발언 당사자인 조 과장은 보직해임됐다. 또 조 과장을 두둔했던 윤영관 당시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북미국장(외시 13기·현 서울대 객원교수)도 이후 끝내 경질됐다.

이후 조 전 과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부활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선임행정관, 북핵기획단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권에서도 공공외교대사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김 상무는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친노 인사'로 분류돼 근무 기강을 흩뜨리는 사건의 재발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험지로 발령됐고,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등에서 근무하다 2012년 끝내 외교부를 떠났고 이듬해 삼성으로 이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오태규 주오사카 총영사를 비롯한 신임 총영사에게 임명장을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태규 주오사카 총영사, 강경화 장관, 이윤제 주몬트리올 총영사, 박용민 주센다이 총영사. 2018.4.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앞서 이번 춘계 공과장 인사 명단에 포함된 주오사카 총영사 및 주몬트리올 총영사 임명과 관련해 '코드 논란'이 있었다.

오태규 신임 오사카 총영사는 한겨레신문 도쿄특파원·논설위원실장 출신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오 총영사는 2012년과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몸 담았고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을 지냈다.

이윤제 몬트리올 총영사 겸 국제민간항공기구대표부대사 역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하면서 지난 대선 문 캠프에 합류했고 이후 현 정부에서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두 신임 총영사 모두 외교 실무 경력이 전무하고 문 캠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과 관계없는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임대사 선정 기준에 대해 "지도력과 교섭력, 파견국에 대한 지식·경험·언어능력 등이 기본적된다"며 "특별임명인 만큼 통상 얘기하는 새정부의 국정철학이나 정책기조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해서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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