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력 강화에 양보 없어"…北숙소서 연설문 배포(종합)
"美버릇 가르쳐줄 준비돼…핵·ICBM 보유국"
- 정은지 기자
(마닐라(필리핀)=뉴스1) 정은지 기자 = 북한이 7일(현지시간) 핵문제는 미국 때문에 생겨난 문제로 책임 역시 미국에 있다며 핵무력 강화에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핵·미사일 개발 중단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의 대변인을 맡은 방광혁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저녁 북한 대표단 숙소인 뉴월드마닐라호텔에서 '아세안 지역연단 연설문'을 배포했다.
북한은 8페이지로 구성된 이 연설문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이 자위적 수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으며 상당부분을 미국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
리용호 외무성이 기자회견을 개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숙소로 향했다. 대신 방 대변인이 북한 측 입장을 간략하게 발표했으나 지난해와 같은 질의 응답은 없었다.
이는 올 ARF 계기에서 대부분 국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우려하며 사실상 '고립'된 처지에 처하면서 리 외무상도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 대변인은 "조선의 핵보유가 미국이 떠느는 것처럼 세계적 위협이 되는가"라며 리 외무상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연설을 통해 "핵과 대륙간탄도로케트(ICBM)를 보유한 것은 미국의 명백하고 현실적인 핵위협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선택"이라며 "미국의 강권 때문에 조선반도 정세는 극단으로 치닫고 충돌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 결의안을 '조작'해냄으로써 이 문제를 북한과 유엔 사이의 문제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가 세계적인 위협인가 아니면 미국에 한한 위협인가를 정확히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문에 따르면 북한은 핵 보유국들이 군사적 공격을 받은 일이 없는 반면 핵을 보유하지 않은 이라크, 리비아, 파나마 등은 미국의 군사적 침공과 간섭을 받아 정권교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침공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타격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는 책임있는 핵보유국, 대륙간탄도로케트보유국"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채택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비난하는 내용도 비중있게 언급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이 다른 다라들을 대조선제재에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쓸 수록 반공화국의 '제재결의'의 부당하고 불공정한 문제점만 드러내보이게 될 것"이라며 "제재결의가 공정하고 타당한 것이라며 미국이 구태여 뛰여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한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케트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강화의 길에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끝내 군사적으로 덤벼든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차근차근 보여준 핵전략무력으로 톡톡히 버릇을 가르쳐줄 준비가 되어있다"며 "미국제일주의의 위험성을 잘 가려보고 공정하고 현실적인 입장과 태도를 취하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이 ARF 회의에 참석한 나머지 국가들에 얼마나 관철됐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역내에 참석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 협의체에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혀왔다.
리 외무상 ARF 회의에 앞서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자국 입장을 전달했으나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워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만장일치로 이번 결의를 채택한 것에 대해 자신의 행동을 우선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깨닫고, 지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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