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다자 협력체 역할해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국제회의 기조연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한미일 협력과 배치 안된다"
- 조영빈 기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일 "동북아 지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자적 협력 메커니즘이 없는 곳"이라며 대안으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제시했다.
윤 장관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공동주최로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동북아평화협력구상과 유럽의 신뢰안보구축 경험'을 주제로한 국제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최근 아시아지역의 안보정세에 대해 중국이 부상하는 가운데 일본이 전후 시대의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동쪽 지역을 주목하는 한편 북한은 핵개발 병진노선을 취하고 있는 등 각국의 목표들이 충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아시아 지역에서 협력보다는 대립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 간 신뢰 결핍이 지속된다면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동북아 지역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자간 협력 메커니즘이 없는 곳"이라며 "중동 지역과 더불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유럽의 석탄철강공동체(ECSC) 등과 같은 다자협력체가 유럽 통합을 이끌었듯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현재의 불신과 대립의 체계를 화해와 협력의 체계로 탈바꿈할 수 있는 비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토(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대치되지 않았던 것처럼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한미일 간 협력과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다"면서 "이 지역 관계국들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한중일 3국 간 협력과 아세안 지역 간 안보협력도 강화할 것이며,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도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관계국들 간 협력을 통해 서로가 편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이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는 등 개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그랬듯 공통의 협력공간을 만들어 공통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체계를 발굴해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안 안토니 SIPRI 소장, 라스 에릭 런딘, 윌리엄 알베르크 NATO 군비통제과장, 더글라스 팔 카네기평화재단 부회장, 진찬롱 중국 인민대 교수,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성 방위상 등 세계적 외교안보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개최됐으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주제로 한 대규모 국제회의가 열리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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