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바마 한일 연쇄 방문 가능성..과거사 대리전?
내년 봄까지 한일관계 호전돼 있을 가능성 낮아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과거사'로 충돌할 가능성도
- 조영빈 기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4월 아시아 지역을 순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까지 중동 지역 관리에 다소 치우쳤전 미국의 대외전략을 아시아 지역으로 돌린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미 행정부의 '셧다운'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이 취소됐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부르나이 등도 예상 순방 대상국들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근 미일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실현시키기로 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아직까지 서울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 그리고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로 오바마 대통령의 답방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국으로 일본과 더불어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 방한 문제와 관련 "한미 간 관계를 감안했을 때 그에 충실한 양국 간 외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하는 쪽으로 한미간 협의가 진행되고, 그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질 경우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이에 대한 양국 간 평가가 이뤄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만료시점이 최근 2년 연장된 한미 원자력협정과 미 국가안보국의 도청 의혹 등 양국 간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이해조정도 이뤄질 여지도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일본 방문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갈등국면에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한일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은 올해 양국 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견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정상회담 조차 열지 못했다. 최근엔 일측이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표현하며 과거사에 대한 양국 간 감정의 골을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내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기간이 한국의 3·1절,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예상되는 춘계 예대제가 있는 기간(4월 하순)을 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 대통령 순방 기간 한일 관계가 호전되어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면 미국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전략적 관점에서 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는 점은 우리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미·일 3각 협력체계에 한국이 협조해달라는 압박이자, 한미일 3국이 안보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동북아 안보전략의 흐름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과거사 문제를 두고 충돌하는 일종의 '대리전' 성격을 띄게 될 여지도 없지 않은 것이다.
미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한일 간 관계 개선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를 인식해 일본이 한국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자제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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