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처지고 자꾸 힘 빠진다면…자가면역질환자 '이 병' 주의
삼성서울병원, 8355명 분석…진단 전 자가면역질환 발생률 2.1배
루푸스·쇼그렌 증후군 등 연관…"반복되는 근력 저하 땐 전문의 진료"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중증 근무력증 환자는 진단받기 전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겪은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푸스나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을 앓는 환자에게 눈꺼풀 처짐이나 반복적인 근력 저하가 나타나면 중증 근무력증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민주홍 신경과 교수와 권순욱 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 및 한경도 숭실대 교수 연구팀이 중증 근무력증 진단 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생 양상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뉴롤로지'에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은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전신홍반루푸스와 쇼그렌 증후군 및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이 해당한다.
중증 근무력증도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근력이 약해지는 병이다. 눈꺼풀이 처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근육을 계속 사용하면 힘이 더 약해지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양상이 특징이다.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까지 영향을 받으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1~2021년 중증 근무력증을 진단받은 20세 이상 환자 8355명과 나이·성별 등을 맞춘 일반인 대조군 8만 3550명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진단 전 10년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생률은 대조군보다 2.12배 높았다. 진단 직전 2년 동안에는 격차가 4.27배로 벌어졌다.
질환별로는 진단 전 10년간 전신홍반루푸스 발생률이 대조군의 4.87배였고 쇼그렌 증후군은 4.75배였다.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은 3.66배였으며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은 2.45배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과거 병력을 비교한 결과로 자가면역질환이 중증 근무력증을 직접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유전적 특성이 이러한 연관성을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기 쉬운 특성이 있으면 루푸스나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뿐 아니라 중증 근무력증에도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면역 반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만들어진 자가항체가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면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은 중증 근무력증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 질환의 발생 건수가 적어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중증 근무력증이 전신적인 면역 조절 이상과 연관되어 있음을 대규모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루푸스나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등을 앓는 환자가 눈꺼풀이 처지거나 근력 저하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중증 근무력증을 염두에 두고 신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과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 203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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