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는 90점 공감은 82점…환자 목소리로 찾은 병원의 빈틈
환자 본인확인 91.4점 최고…질환에 대한 공감 82.37점 최저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46곳 1·2등급…종합병원은 316곳 중 92곳 4·5등급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입원환자들은 병원이 자신을 정확히 확인하고 의료진이 예의를 갖춰 대하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질환에 대한 위로와 공감,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매겼다.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의 질에서 소통과 정서적 지지가 개선 과제로 드러난 것이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5년 제5차 환자경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23개 평가 문항 가운데 '환자 본인확인' 점수가 91.4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호사의 존중·예의'가 90.46점, '입원경험 종합평가'가 90.02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문항은 '질환에 대한 위로와 공감'으로 82.37점이었다.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는 84.11점, '회진시간 관련 정보 제공'은 84.76점, '부서 간 의사소통'은 84.79점이었다.
간호사의 존중·예의와 위로·공감 사이에는 8.09점 차이가 났다. 환자를 정중하게 대하는 것과 환자가 자신의 질환에 관해 충분한 위로를 받았다고 느끼는 것은 별개의 경험이라는 뜻이다. 의사와 대화할 기회와 회진시간 안내 점수도 낮아 의료진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낀 환자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낮은 점수 문항을 병원 업무 개선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동국대일산불교병원은 2026년 환자경험평가 설명회에서 의료진이 설명했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환자가 설명받았다고 느끼는 내용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업무 절차를 개선한 사례를 소개했다.
병원은 치료 결정 과정에 환자 의견을 반영했는지 등을 묻는 문항을 살펴 검사·치료 동의서의 설명을 보완하고 퇴원 안내문 첫 페이지에 퇴원 후 주의사항을 담았다. 경영진이 참여하는 병동 순회에서도 회진 안내를 주요 주제로 다뤘다. 평가 결과가 병원의 업무 절차를 바꾸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번 평가의 종합점수는 87.54점이었다. 영역별로는 전반적 평가가 89.31점으로 가장 높았고 간호사 영역 88.99점,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88.86점 순이었다. 5차 평가에서 새로 도입된 정서적 지지 영역은 82.37점으로 가장 낮았다.
의료기관별 평가등급을 산출하기 위한 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평균 90.9점, 종합병원이 82.85점으로 8.05점 차이가 났다.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8곳이 1등급, 18곳이 2등급으로 46곳이 1·2등급에 포함됐다. 반면 종합병원 316곳 중 4등급은 80곳, 5등급은 12곳으로 모두 92곳이었다.
다만 심평원은 상급종합병원은 1차부터 5차까지 모두 평가에 참여한 반면 종합병원은 순차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의료기관 종별 결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등급도 조사에 참여한 모든 병원에 부여된 것은 아니다. 조사에 참여한 374곳 가운데 응답자가 50명 미만인 11곳을 제외한 363곳의 등급을 산출했다.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진의 설명과 경청, 정서적 지지, 환자권리 보장 등을 입원환자가 실제로 어떻게 경험했는지 묻는다. 시설이나 치료 성과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환자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심평원은 국민에게 의료기관별 1~5등급을 공개하고 각 의료기관에는 영역별·문항별 점수와 비교 정보를 제공한다. 병원이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뿐 아니라 환자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평원 관계자는 "환자와 의료 현장의 의견을 통해 환자경험평가가 설명과 존중·경청, 안전 등 환자분들의 전반적인 경험과 만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앞으로도 평가 결과가 더 나은 의료 환경과 환자중심 의료문화로 나아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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