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매긴 의료의 질 87.5점…환자 목소리로 바뀌는 병원
2017년 95곳·1만4980명에서 지난해 376곳·13만435명으로 확대
종합점수 82.44점→87.54점…평가결과 분석해 병원 업무 개선한 사례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말을 충분히 들었는지, 치료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는지, 환자를 존중했는지가 의료의 질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환자경험평가에서 지난해 입원환자가 매긴 종합점수는 87.54점이었다.
심평원은 환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고 환자 중심 의료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7년 환자경험평가를 도입했다. 치료 성과나 시설·인력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의료진과의 소통, 정서적 지지, 병원 환경 등을 입원환자에게 직접 묻는다.
28일 심평원의 '2025년 제5차 환자경험 평가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은 2017년 95개 의료기관·1만 4980명에서 지난해 376개 의료기관·13만 435명으로 늘었다. 첫 평가에서는 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대상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으로 확대됐다.
조사 방식도 달라졌다. 1∼3차 평가는 전화로 진행했으며 2023년 4차 평가부터 모바일웹 조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조사 응답률은 20.7%로 직전 평가의 13.6%보다 7.1%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환자경험평가 종합점수는 87.54점으로 2023년 4차 평가의 82.44점보다 5.10점 올랐다. 종합점수가 90점 이상인 응답자 비율도 44.4%에서 58.9%로 높아졌다.
영역별로는 전반적 평가가 89.31점으로 가장 높았고 간호사 영역 88.99점,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88.86점, 환자권리보장 87.70점 순이었다. 의사 영역은 86.89점, 투약 및 치료과정은 86.35점을 기록했다. 이번에 처음 추가된 정서적 지지 영역은 82.37점으로 7개 영역 중 가장 낮았다.
직전 평가와 비교하면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이 7.71점 올랐고 환자권리보장은 7.68점 상승했다. 의사 영역도 5.78점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기존 ‘병원환경’ 영역을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으로 개편하는 등 설문 문항에 변화가 있었다. 점수 상승을 병원 서비스 개선 효과만으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평가결과를 실제 업무 개선에 활용한 의료기관도 있다. 심평원의 2026년 환자경험평가 설명회에서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부서별·문항별로 분석하고 현장 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과제를 정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병원은 자체 프로그램으로 문항별·부서별 결과를 확인하고 환자경험향상위원회와 현장 직원 간담회 등을 통해 개선과제를 공유했다. 평가 점수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불편을 느낀 지점을 일상 업무에서 바꿀 방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병원 측이 발표한 종합점수는 2017년 80.77점, 2019년 80.02점에서 2021년 88.82점, 2023년 92.11점으로 높아졌다. 다만 점수 변화만으로 개별 개선활동의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심평원은 평가결과를 의료기관별로 공개해 병원이 환자가 만족한 부분과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환자도 병원의 규모나 진료 성과 외에 실제 입원환자들이 겪은 경험을 병원 선택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는 질병 자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고유한 개인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2017년 도입된 환자경험평가는 입원 기간 경험한 의료서비스에 대해 직접 환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와 의료 현장의 의견을 통해 환자경험평가가 설명과 존중·경청, 안전 등 환자분들의 전반적인 경험과 만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앞으로도 평가 결과가 더 나은 의료 환경과 환자중심 의료문화로 나아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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