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 심장 이상…서울아산병원, 출산 전 '수술 계획' 짠다

국내 첫 태아심장센터 개소…태아치료센터 경험 기반
산전 진단부터 분만에 출생 후 치료까지 유기적 연계

서울아산병원은 태아 심장질환을 전담으로 진료하는 태아심장센터를 지난 23일 개소했다.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이미영 태아심장센터소장, 원혜성 태아치료센터소장(왼쪽부터)이 태아의 심장 정밀초음파 검사 결과를 보며 치료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첫 아이를 임신한 박 씨(35)는 전남 목포에서 임신 21주차 태아정밀 심장초음파를 받았다. 태아에게 선천성 심장기형인 심실중격결손이 발견되자 출산 전부터 출생 후 수술까지 연속성 있게 치료해 준다는 서울아산병원 태아심장센터를 찾았다.

이미영 서울아산병원 태아심장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태아심장 정밀초음파를 통해 태아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했으며, 이후 신생아과·소아청소년심장과·소아심장외과 의료진이 참여한 산전 상담을 통해 분만 및 출산 이후 치료를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박 씨는 "선천성 심장기형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아이를 낳는 것부터 낳은 후 치료까지 모든 게 막막했는데, 서울아산병원 태아심장센터에서 모든 진료 과정을 관리해 준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가오는 12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치료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태아를 더욱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태아심장센터'를 최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선천성 심장기형은 출생아 1000명당 약 8~10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이다. 심실중격결손, 대혈관전위, 팔로4징 등이 대표적이다. 조기에 진단해 적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산전 진단을 통해 질환을 정확히 판단하고 치료를 미리 계획해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

심실중격결손은 심장 좌우 심실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혈관전위는 심장에서 나가는 큰 혈관의 위치가 뒤바뀐 상태며, 팔로4징은 심실중격결손과 폐동맥 협착 등 4가지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 심장기형이다.

병원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태아치료센터'에서 시행해 온 심장질환 치료를 분리해 산모들을 위한 특화 진료를 제공한다. 태아 심장질환만을 전담으로 치료하는 독립 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센터에서는 산전 상담을 통해 태아의 심장기형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분만 계획 수립부터 출생 직후 처치 및 수술까지 연속성 있게 치료한다. 또 태아심장 진료세션이 확대되고, 심장정밀초음파 장비도 추가 구비된다.

공간이 넓어질 뿐 아니라 분만실, 수술실, 신생아중환자실과 동일한 층인 신관 6층에 위치한다. 이를 통해 산모들의 진료 편의성을 높이고, 더욱 많은 고난도 심장질환 태아들을 치료할 전망이다.

센터에서는 산부인과·신생아과·소아청소년심장과·소아심장외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출산 전부터 출생 후까지 태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신생아 치료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다학제 진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병원은 2004년 태아치료센터 개소 이후 3만 명 넘는 태아를 진료했다. 태아정밀초음파 10만 건, 양수·융모막·제대혈 등 진단검사 1만 건, 연간 200여 건의 산전 상담을 시행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첫 태아심장센터를 개소했다.

산모의 배를 열지 않고 태아의 몸에 관을 꽂아 흉수나 복수 등을 빼는 태아 션트 수술은 1998년 처음으로 시행한 이후 최근까지 711건을 시행했다. 이외에도 △태아내시경 수술 336건 △고주파 용해술 294건 △태아 수혈 234건 등 총 1575건의 고난도 태아치료를 시행해 왔다.

태아심장 정밀초음파는 2004년 298건에서 지난해 1531건으로 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태아 정밀초음파 3건 중 1건이 심장 검사였다. 센터는 향후 고난도 태아 중재시술인 '태아심장 카테터시술' 등 최신 치료를 도입해 심장질환 치료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태아 심장질환을 전담으로 진료하는 태아심장센터를 23일 개소했다. 사진은 이미영 태아심장센터소장, 원혜성 태아치료센터소장(뒷줄 왼쪽 첫 번째, 세번째)을 비롯한 의료진이 태아심장센터 개소를 기념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서울아산병원 제공)

이미영 소장은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태아심장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다학제적으로 태아의 상태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진단하고 질환의 중증도에 맞는 분만 및 치료 계획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원혜성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서울아산병원에 오면 아기를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는 목표로 쌓아온 경험들이 어느덧 국내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쌓는 밑바탕이 됐다"며 "앞으로도 전문성을 더욱 높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