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ADHD약 처방 3년새 두배…'공부 잘하는 약' 오남용 우려

전체 처방 3년 새 57.5% 증가…19세 이하 여아는 105.4% 급증
30대 처방도 2.2배로 늘어…허종식 "증가 원인 면밀히 분석해야"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이 3년 만에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세 이하 여아의 처방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편 치료제가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오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건수는 2022년 204만 9999건에서 지난해 322만 9383건으로 57.5% 증가했다.

지난 2023년 255만 3300건, 2024년 294만 5916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300만 건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처방 건수는 170만 5412건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조절해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중추신경계 자극제다. 국내에서는 의료용 마약류로 관리된다.

19세 이하 여아 처방 두 배…전체 비중도 30% 넘어

19세 이하 처방 건수는 2022년 84만 7512건에서 지난해 144만 2793건으로 70.2% 늘었다. 남아 처방이 63만 4900건에서 100만 6039건으로 58.5% 증가하는 동안 여아 처방은 21만 2612건에서 43만 6754건으로 105.4% 늘었다.

이에 따라 19세 이하 전체 처방에서 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5.1%에서 지난해 30.3%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여아 처방 비중은 30.5%였다.

여아 처방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과거 상대적으로 발견되지 않았던 부주의형 ADHD에 대한 인식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ADHD는 흔히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멍하게 있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과제 수행과 시간 관리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여아는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보다 부주의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만으로 여아 ADHD 환자가 실제로 두 배 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의료기관 이용 증가, 처방 횟수 변화 등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30대 처방 117.6% 증가…오남용 여부는 별도 분석 필요

성인 ADHD 치료제 처방 증가세도 가팔랐다. 30대 처방은 2022년 26만8245건에서 지난해 58만3834건으로 117.6%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20대는 44만447건에서 77만2207건으로 75.3%, 40대는 12만4121건에서 21만3321건으로 71.9% 늘었다. 20∼40대 처방을 합하면 83만2813건에서 156만9362건으로 88.4% 증가했다.

ADHD가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 성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성인 ADHD가 자주 다뤄진 점도 질환 인지도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메틸페니데이트가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치료 목적이 아닌 집중력 향상을 위해 오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식약처는 ADHD 치료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안전사용 기준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

다만 처방 건수는 환자 수와 다르다.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약을 처방받으면 각각 집계되므로 처방 증가를 환자 증가나 오남용 증가로 단정할 수 없다. 오남용 여부를 판단하려면 환자 수와 1인당 처방량, 투약 기간, 중복 처방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허 의원은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과거 진단과 치료에서 소외됐던 여아와 성인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의료용 마약류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이 단기간에 급증한 만큼 식약처는 연령과 성별에 따른 증가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은 보장하되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사용되거나 불필요하게 장기·중복 처방되는 사례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며 "환자 수와 1인당 처방량 및 투약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안전사용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