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만 방심하다 술독에…추석 술자리, 단주 중이면 첫 잔 조심
권유에는 구구절절 설명보다 짧고 단호한 거절이 중요
가족들도 딱 한 잔 권하지 말고 단주 분위기 만들어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추석은 가족 모임과 술자리가 늘며 음주 유혹이 커지는 시기다. 단주 중이라면 '한 잔만'이라는 권유에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술을 권유받으면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하기보다 "이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빈 잔 대신 물이나 탄산음료 등을 채워둘 필요도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 잔만 마시자"며 첫 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주를 시작하면 술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안전하다.
술을 권유받았을 때는 "이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라며 짧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게 좋다. 건강이나 약 복용 등을 장황하게 설명하면 상대방이 이를 빌미로 다시 술을 권하거나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술을 권하는 상황에서는 잔을 물이나 탄산음료 등 비알코올 음료로 미리 채워두는 게 방법이다. 빈 잔이 있으면 술을 따라주는 명절 술자리의 특성상 다른 음료를 담아두면 반복적인 술 권유를 줄일 수 있다.
그래도 술을 권한다면 인간관계를 걱정하기보다 단주를 위해 자리를 피하는 게 우선이다. 잠시 자리를 옮기거나 모임에서 먼저 나올 수도 있다. 음주로 인해 부적절한 행동이 나타나면 오히려 관계가 더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음주 습관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술을 마신 뒤 기억이 일부 또는 전부 끊기는 블랙아웃이 반복되거나, 이전보다 적은 양의 술에도 심하게 취하고 말이나 행동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면 음주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음주 후 감정 변화가 지나치게 커지거나 울음, 공격적·충동적 행동이 반복되는 경우에도 단순한 술버릇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술 때문에 가족관계나 직장생활, 사회생활에서 문제가 반복된다면 알코올 사용 문제 여부를 확인하고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진다고 알코올 의존증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얼굴 붉어짐은 알코올 대사와 관련된 개인의 체질적 특성일 수 있지만,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은 음주로 인한 신체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과음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말이 꼬이거나 횡설수설하는 것 역시 과음하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평소보다 적은 양의 술을 마셨는데도 말이 어눌해지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운 등 신체 기능 저하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주의해야 한다. 건강과 음주 습관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거나 단주 중인 사람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이를 알리고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 주변에서도 "명절인데 한 잔쯤은 괜찮겠지"라며 권하지 말아야 한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단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
술 생각이 강해질 때는 허기나 피로,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외출할 때 간단히 먹을 음식이나 음료를 준비하는 한편, 운동이나 영화, 취미활동 등 다른 행동으로 관심을 돌릴 수도 있다.
알코올 의존이 심해지면 술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주된 수단이 되면서 다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단주를 시작한 뒤에는 과거 즐겼던 취미나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음주 욕구가 생겼을 때 다른 행동으로 전환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음주 욕구가 강하게 생길 때는 곧바로 반응하기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 변화를 살펴보는 게 도움 된다"며 "혼자 조절하기 어렵거나 음주를 반복한다면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코올 의존은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료기관에서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다. 정부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조기 발견부터 상담·사례관리·재활, 가족 지원까지 제공한다. 센터는 전화나 방문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를 통해 가까운 기관을 안내받을 수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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