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진통제로 버티다 10년…'참는 두통'이 치료 늦춘다

전 세계 성인 7명 중 1명 편두통에 시달려
예방 치료로 두통 발생 빈도 줄일 수 있어

편두통은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이 아니라 반복적인 두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계 질환이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

편두통은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이 아니라 반복적인 두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계 질환이다. 매년 9월 마지막 주가 '세계 편두통 인식 주간'으로 지정됐는데 여전히 저조한 질환의 인식과 오해가 진단과 치료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편두통은 전 세계 성인 약 7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신경계 질환 중 뇌졸중, 신생아 뇌병증에 이어 세 번째로 질병 부담이 컸다. 하지만 단순 두통으로 여겨 진통제로 버티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참고 견디는 질환으로 여기면 안 돼…진단, 치료 중요"

편두통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두통이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통증은 한쪽뿐 아니라 양쪽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환자에 따라 오심·구토, 빛 공포증, 소리공포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면 업무나 학업, 가사, 사회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편두통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층에서 흔히 나타나 질환의 영향이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업무나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일정에 불참하거나 결근·결석이 반복될 수 있다. 반복되는 두통을 단순 통증으로 넘기기보다 일상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질환 부담에 비해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은 길다. 대한두통학회 조사에서는 편두통 환자가 처음 증상을 경험한 뒤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10.1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40%는 진단까지 11년 이상이 걸렸으며,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직후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3%에 그쳤다.

치료는 이미 발생한 두통을 빠르게 완화해 주는 급성기 치료와 두통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줄여주는 적극적인 예방 치료로 나뉜다. 두통이 반복되거나 월별 편두통 일수가 많고 일상에 지장이 크다면 의료진과 예방 치료에 대해 상담할 필요가 있다.

두통의 빈도와 지속시간, 동반 증상, 복용한 약물 등을 기록해 두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반복적인 두통으로 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나 두통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의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김병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반복되는 발작과 증상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학업·직장생활 등 환자의 일상 기능은 물론 삶의 질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신경계 질환"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전히 참고 견디는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만큼, 편두통이 환자에게 미치는 실질적인 질환 부담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이를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연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2주마다 한 번 정맥 주입형 치료제도 등장

최근에는 편두통의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예방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두통학회와 유럽두통연맹 등은 예방 치료가 필요한 편두통 환자에서 CGRP 표적 치료제를 주요 선택지로 제시하고 있다.

예방 치료제는 환자의 편두통 발생 빈도와 증상, 질환 부담, 기존 치료 경험뿐 아니라 투여 방식과 생활 방식 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지속성을 고려한 선택지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허가된 '엡티네주맙'(제품명 바이엡티)은 성인의 편두통 예방에 사용하는 CGRP 표적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다. 국내 최초 정맥 주입형 CGRP 표적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의료진의 감독 아래 12주마다 한 차례 정맥으로 주입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5월 국내 허가된 '엡티네주맙'(제품명 바이엡티)은 성인의 편두통 예방에 사용하는 CGRP 표적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다.

엡티네주맙은 삽화성 편두통과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편두통 발생 일수를 줄이는 효과와 안전성이 평가됐다. 주요 연구에서는 투여 후 첫날부터 위약 대비 편두통 발생 감소가 관찰됐다.

김 교수는 "임상 연구를 통해 투여 1일 차부터 확인된 신속한 치료 효과와 분기별 1회 투여로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했으니 반복되는 두통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필요하면 전문의와 상담해 적극적으로 치료 전략을 세우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