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봤더니 한국인에 두드러지는 '심장병' 관리 근거 찾았다

국립보건연구원 등 韓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특성 규명

한국인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심장병의 원인이 될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국내 연구진은 한국인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의 유전 정보와 임상 경과를 분석한 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심장이식·사망, 부정맥 및 심기능 회복과 각각 연관있음을 규명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국인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심장병의 원인이 될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국내 연구진은 한국인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의 유전 정보와 임상 경과를 분석한 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심장이식·사망, 부정맥 및 심기능 회복과 각각 연관 있음을 규명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서울아산병원, 충북대 의과대학 연구진과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심장·폐 이식 저널'(The Journal of Heart and Lung Transplantation)에 실었다고 22일 밝혔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이 커지고 심장 근육의 힘이 약해져 몸 전체에 혈액을 원활하게 보내지 못하는 병이다. 환자에 따라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심한 심부전으로 진행해 심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그간 확장성 심근병증의 발생·진행에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져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집단에 관한 근거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60세 이하이며 허혈성·판막성·선천성 질환 등 다른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 202명(심장이식 코호트 56명·외래진료 코호트 146명)의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202명 중 64명(31.7%)에서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특히 LMN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거나 사망할 위험과 부정맥 발생 위험이 높았다.

LMN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거나 사망할 위험과 부정맥 발생 위험이 높았다.(질병관리청 제공)

TNNT2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심장 기능이 회복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성별·진단 연령 등을 고려한 뒤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전자 변이에 따라 질환 진행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유전자 검사를 활용해 질환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일찍 찾아내고, 환자별 검사·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부정맥 고위험군은 지속적인 심장 모니터링과 필요하다면 삽입형 제세동기 사용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이상언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확장성 심근병증은 같은 진단이라도 환자마다 진행 양상이 크게 다른데, 이번 연구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심장이식·부정맥 고위험군을 조기에 평가하고, 환자별 추적관찰과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의 전재필 미래의료연구부장은 "한국인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의 유전적 특성과 임상 경과를 연계해 유전자별 위험도 평가 근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정밀의료 연구를 확대해 심혈관질환의 맞춤형 예방·치료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겠다"고 첨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