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개 뒤지던 신약개발 끝…갤럭스 "AI가 분자부터 설계"
[제29회 바이오리더스클럽] 기존 방식으론 어려운 표적도 공략
신약개발 넘어 국가안보까지…박태용 "과감한 지원, 투자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약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후보물질을 찾아 헤매던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분자 하나하나를 조합해 원하는 기능을 가진 신약후보를 직접 설계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태용 갤럭스 대표는 "신약개발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9회 바이오리더스클럽 조찬 행사'에서 "분자설계 AI는 국가의 바이오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할 핵심 기술이다. 국가전략기술로 육성하고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갤럭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체 및 단백질 치료제 후보를 설계·개발하고 있다.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와 AI 기술을 결합해 원하는 기능과 특성을 갖는 새로운 단백질 구조와 서열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이를 실제 치료후보물질 개발로 연결하고 있다.
갤럭스는 100만 개 이상의 항체를 무작위로 스크리닝한 뒤 원하는 항체를 하루 만에 설계·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견된다. 설계 성공률은 30%에 이르며 국내외 여러 제약사와 공동연구 및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신약개발의 가치는 물질 발굴에 그치지 않고 기존 방식으로는 만들기 어려웠던 약을 설계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는 "AI가 항체를 생성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설계한 항체의 결합력과 기능을 평가했을 때 블록버스터 신약 수준과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AI가 설계한 분자 구조와 실험으로 확인한 구조의 차이는 약 1옹스트롬(0.1나노미터) 수준으로, 원자 3개 정도의 차이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게 갤럭스 설명이다. 이로써 기존 방식으로 항체 개발이 어려웠던 표적이나 난도 높은 표적에 대해서도 새로운 항체 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신약개발의 핵심 가치로 단순히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전통적 방식으로는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꼽았다. 갤럭스는 2029년 'AI로 설계한 항암 신약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이 AI와 신약개발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결합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먼저 AI와 신약개발 역량이 일체화된 형태를 갖추느냐가 시간 싸움"이라며 기존 신약개발 방식에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AI로 원자 단위의 분자 설계까지 가능해지면서 질병과의 싸움에서도 정밀한 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런 AI가 신약개발에 활용되는 동시에 악용될 경우 생물학적 위협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로 육성·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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