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보충제 '크레아틴', 알츠하이머에도 효과?…첫 임상서 가능성 확인

알츠하이머 환자 20명 8주간 섭취…뇌 크레아틴 11% 증가
일부 인지검사 점수도 개선…대조군 없는 초기 연구 한계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 연구 보고서 갈무리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운동 능력을 높이는 근육 보충제로 잘 알려진 '크레아틴'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에너지 대사와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인 만큼 실제 치료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중개의학 연구 및 임상중재'(Alzheimer's & Dementia: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대 의료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CrM)를 섭취하도록 한 뒤 뇌와 인지기능의 변화를 분석했다. 논문은 2025년 게재됐다.

크레아틴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특히 뇌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흔히 근육의 에너지 공급을 돕기 때문에 운동 보충제 성분으로 알려졌지만, 연구진은 뇌의 에너지 대사를 개선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뇌세포가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점에 주목해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관여하는 크레아틴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앞선 동물실험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도한 생쥐에게 크레아틴을 먹였을 때 인지기능과 뇌의 에너지 대사가 좋아지고,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인산화 타우도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크레아틴의 효과를 살펴본 임상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평균 73.1세인 알츠하이머병 환자 20명에게 8주간 매일 크레아틴 모노하이드레이트 20g을 섭취하게 한 뒤 뇌와 인지기능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뇌의 크레아틴 농도는 평균 11% 증가했고, 참가자의 85%에서 증가가 확인됐다. 인지기능 검사에서도 전체 인지 점수와 문제 해결·정보 처리 능력, 작업기억 등이 개선됐다. 다만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등 일부 검사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20명 모두 연구를 끝까지 마쳤으며 보고된 이상반응은 근육통·설사·변비 등 모두 경미한 수준이었다. 다만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는 평균 0.94㎎/dL에서 1.25㎎/dL로 높아졌다.

이번 연구만으로 크레아틴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거나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참가자가 20명에 불과하고 크레아틴을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이나 위약군 없이 투여 전후만 비교했기 때문이다.

연구진 역시 인지기능 검사 결과가 크레아틴 때문인지, 같은 검사를 반복하면서 점수가 높아지는 '학습 효과'나 위약 효과 때문인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크레아틴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크레아틴 보충을 잠재적인 보조 치료법으로 조사한 첫 임상시험"이라며 "크레아틴이 뇌의 크레아틴을 증가시키고 인지기능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지만, 실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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