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진입장벽 높은데…강세찬 과제 '中매출 1.5조' 장밋빛 전망
기존치료제 효과 100%인데…신약 점유율 15% 제시
산출근거도 없어…이만희 "과제선정부터 성과평가까지 면밀히 들여다봐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기존 C형간염 치료제는 환자의 바이러스를 거의 100% 제거할 정도로 발전해 신규 치료제가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전 경희대 교수가 총괄한 국책과제는 자체 후보물질이 중국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매출도 1조 5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기존 약을 대체할 경쟁력이나 이 같은 시장 전망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는 보고서에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이 과제에 14억 4000만원을 지원했다. 보고서는 중국인민해방군 제302병원에서 연간 300억 원을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과제 종료 이후 실제 임상시험 승인과 품목허가 및 매출로 이어졌는지는 제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 전 교수는 '선학초로부터 C형간염 치료제 개발' 과제의 총괄책임자를 맡았다.
경희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이 과제에는 정부출연금 14억 4000만 원을 포함해 총 19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CMG제약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이 참여해 선학초와 오배자 추출물을 혼합한 천연물 기반 후보물질 'APRG64'를 개발했다.
강 전 교수는 과제 수행 도중인 2016년 제넨셀을 창업했다. 다만 제넨셀은 이 과제의 공식 참여기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최종보고서에는 기존 치료제에 대한 평가와 자체 후보물질의 사업 전망이 엇갈리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연구진은 기존 C형간염 치료제에 대해 "3년 전만 해도 유전자형 1형 환자에서 30~50%의 지속 바이러스 반응(SVR)을 확인했다면 현재는 거의 100%의 SVR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했다.
SVR은 치료를 마친 뒤에도 일정 기간 C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로 사실상 완치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보고서는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인 소발디에 대해서도 "바이럴 클리어런스가 거의 100%의 환자들에게서 성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체 후보물질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점유율 15%와 매출 1조 5000억 원을 전망했다. 중국인민해방군 제302병원 내 판매액은 연간 300억 원으로 예상했고 국내 판매 목표도 연간 100억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계산한 산식이 제시되지 않았다. 예상 약가와 투약 환자 수 및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효능 경쟁력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자체 후보물질의 장점으로 천연물을 활용한 복합 작용기전과 낮은 생산원가 및 간 보호 기능 등을 제시했다. 기존 치료제의 높은 가격과 부작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담았다.
연구진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당국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부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IND 승인과 실제 임상시험 진입 및 품목허가 여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시장점유율 15%와 매출 1조 5000억 원이라는 목표가 실제 사업화 성과로 이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강 전 교수와 관련 기업은 농림축산식품부 R&D 사업에도 참여했다. 제넨셀은 2017년부터 생리전증후군 완화 건강기능식품과 눈·간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 과제를 수행해 정부출연금 총 23억 8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농식품부의 최종평가 결과는 두 과제 모두 '보통'이었다.
정부 R&D는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기술에 투자하는 사업인 만큼 사업화 실패만으로 지원이 부적절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존 치료제가 이미 높은 효과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규모 시장성과 매출을 전망했다면 정부가 해당 수치와 후보물질의 경쟁력을 어떤 기준으로 검증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에 정부가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국민 세금을 지원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과제 선정부터 성과평가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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