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1만원대, 韓 불법유통 수십만원…'미프진' 건보 적용 될까
임신 9주 이하 임신중지약, 내년 도입…식약처 심사 후 허가
초기 2년은 의사 처방·조제..병원 적극성·환자 안전 등 과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16일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의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가격은 물론 안전관리 책임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내년 1분기 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초기 2년간 산부인과에서 의사가 처방·조제하되, 약값이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프진'이라고 불리는 임신중지 약물 '미프지미소'를 국내 제도권에 들여오기로 하고 임신 9주(63일) 이내 사용을 전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를 거쳐 허가한 뒤 도입 초기 2년은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 형법과 모자보건법 정비는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는 이유 역시 약사의 조제 등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피하는 동시에 초기 안전관리와 사용 실태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정부는 도입 초기 2년간 안전성을 검증하고 관련 법 개정 상황을 지켜본 뒤 단계적 확대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인데 법 개정이 지연되거나 부작용이 우려되면 '2년 원칙'을 연장할 수 있다고 봤다.
정부는 산부인과에 내원해 의사 진료를 받고 유산유도 성분 '미페프리스톤' 한 알을 먹은 뒤 24~48시간 이후 자궁경관 숙화를 통해 분만을 유도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미소프로스톨' 네 알을 복용하고, 7~14일 이내 산부인과를 재방문해 경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약값은 물론,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임신 9주 이내 사용 이외 구체적인 처방 주체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건강보험 비급여로 처방·조제가 이뤄진다면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통해 병의원별 약의 가격 등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떤 여성이 임신중지 약물을 복용해도 되는지에 대해 의학계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병의원 내에서 조제까지 이뤄지는 약은 주사제, 응급상황 등 예외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약값의 경우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인 현대약품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신청하지 않는 한 병의원과 업체 판단에 따라 정해질 예정이다. 국내에 불법 유통되는 가격이 통상 수십만 원대로 알려졌다. 현대약품이 정식 공급한다면 이보다 얼마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지는 미지수다.
미프진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인 데다 전 세계 101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품질이 보장된 채 중위 가격은 1만 2000원, 약값이 비싼 미국에서도 80달러(약 12만 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향후 쟁점은 △2년간 의사의 직접 조제로 인한 접근성 약화 △산부인과마다 다른 가격 차와 접근성 부담 △약에 대한 부작용 안내와 응급상황 연계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각국에서도 도입될 때 의료진의 대상자 선별, 이상반응에 따른 대처법이 중요하게 다뤄진 바 있다.
해외에서도 임신중지 약물의 실제 이용률은 허가 여부뿐 아니라 산부인과 의료진의 경험·교육, 병의원 인력과 진료체계, 건강보험 보상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영국·스웨덴 사례에서도 이용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임신중지 약물은 단순히 약을 먹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임신 주수 확인, 자궁외임신 등 위험 상황 배제, 출혈·통증 등 이상반응에 대한 안내와 불완전유산과 과다출혈에 관련된 응급의료 연계가 중요하다.
국내 의료계 역시 안전관리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복지부에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전문의의 원내 처방과 사용 후 보고 체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도입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으나 환자 안전과 의료진의 법적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허가·처방·조제·투약·부작용 보고에 이르는 제도와 합병증 대비 안전망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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