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항체치료 효과·부작용…혈액서 단서 찾았다

C1q 높으면 아밀로이드 감소폭 작아…C3 낮으면 부작용 잦아
서울성모병원 레카네맙 치료 환자 62명 분석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기억장애클리닉의 강동우 교수(왼쪽)와 변기환 교수.(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혈액 속 면역 단백질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항체치료의 효과와 부작용 위험을 예측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성모병원은 강동우 정신건강의학과 기억장애클리닉 교수 연구팀이 레카네맙 치료 전 측정한 혈액 속 보체 단백질 C1q와 C3 수치가 치료 효과 및 부작용 발생과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변기환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 치료 전 C1q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후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감소 폭이 작았다. 치료 전 C3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서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레카네맙은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를 돕는 항체치료제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치매 환자 가운데 뇌에 아밀로이드 축적이 확인된 환자에게 사용한다. 치매를 완치하거나 손상된 인지기능을 회복시키는 약이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ARIA다. ARIA는 항체치료 과정에서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등이 MRI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두통이나 어지럼증 및 시야 변화와 혼돈·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아포지단백 E ε4(APOE ε4) 유전자를 2개 보유한 동형접합자는 ARIA 발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치료 전 유전자형과 뇌 MRI 소견 등을 확인하고 치료 중에도 정기적으로 MRI를 촬영해 안전성을 살핀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레카네맙 치료를 시작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62명의 실제 진료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치료 전과 치료 26주 후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모두 받은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축적량의 변화도 분석했다.

PET 추적검사를 받은 환자의 뇌 아밀로이드 부담을 수치화한 센틸로이드 평균값은 치료 전 67.8에서 치료 26주 후 38.1로 낮아졌다. 평균 감소량은 29.7 센틸로이드로 치료 전 수치의 43.8%에 해당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C1q와 C3는 인체의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보체' 체계의 일부다. 보체는 세균이나 손상된 세포 및 비정상 단백질 등을 인식한 뒤 다른 면역세포가 이를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

C1q는 보체 반응을 시작하는 단백질이며 C3는 이후 면역 반응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학계에서는 항아밀로이드 항체가 뇌 안팎의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할 때 보체 경로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치료 전 혈중 C1q 수치가 높을수록 26주 뒤 PET에서 측정한 아밀로이드 감소 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성별 및 치료 전 아밀로이드 부담과 APOE ε4 보유 여부 등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같은 방향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치료 전 C3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서는 ARIA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전체 환자 62명 가운데 7명인 11.3%에게 ARIA가 발생했다. 5명은 경증이었으며 2명은 중등도였다.

현재 ARIA 위험을 평가할 때는 APOE ε4 유전자형과 치료 전 MRI에서 확인되는 미세출혈 및 표재성 철침착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결과가 후속 연구에서 확인되면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가 기존 유전자·영상 검사에 더해 환자별 위험도를 세분화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탐색적 분석이다. 전체 대상자가 62명이며 ARIA가 발생한 환자도 7명에 그쳤다. 연구 결과만으로 C1q와 C3를 실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예측검사로 사용할 수는 없다.

연구팀은 앞으로 여러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전향적 연구를 통해 두 단백질과 치료 반응 사이의 인과관계와 적정 기준값을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얻은 혈액검사와 뇌영상 자료를 연결해 보체 단백질 C1q와 C3가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의 아밀로이드 감소 및 ARIA와 각각 연관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알츠하이머협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 중개의학 연구 및 임상중재'(Alzheimer's & Dementia: Translational Research & Clinical Interventions)에 게재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