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췌장장애 등록, 10대 25.6% 최다…교육권 보장·입시전형 영향
하루에도 몇 번씩 교실 한 켠에서 인슐린 주사…편의 인정돼야
정부, 중증당뇨병에 지원 확대…"복지 서비스 적기 이용 기대"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7월 1일부터 두 달간 '췌장장애'로 인정된 사람이 1109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10대 소아청소년 학령층(10~19세)이 284명으로 가장 많았다. 30대(209명), 40대(199명), 20대(168명) 등 소아청소년과 청장년에게 집중된 경향이 확인됐다.
대다수 췌장 장애인이 하루에도 몇 번씩 혈당 수치를 확인하며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가운데 10대 등록자가 많은 데에는 교육권 보장과 학교생활 지원은 물론 장애인 전형으로 입시를 치르기 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총 1109명이 췌장장애로 등록됐다. 남성 503명, 여성 606명으로 구분되며 연령대별로는 10대(10~19세)가 284명(25.6%)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30대 209명(18.8%), 40대 199명(17.9%), 20대 168명(15.1%), 50대 128명(11.5%), 60대 61명(5.5%)으로 기록됐다. 0~9세 소아 41명(3.7%), 70대(70~79세) 16명(1.4%), 80대(80~89세) 3명(0.3%) 순이었는데, 소아청소년 학령층과 청장년에서 등록이 집중됐다.
복지부는 7월 1일부터 등록 가능한 장애유형에 췌장장애를 신설한 바 있다. 당뇨병 중에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돼 지속적인 인슐린 투여와 혈당 관리가 필요하며 심한 저혈당이나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치명적인 급성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췌장장애 등록을 위해서는 먼저 병의원에서 진단받아야 한다. 췌장장애로 진단받으려면 1형 당뇨병인지 또는 2형 당뇨병인지와 관계없이 6개월 이상 집중적인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하며 C-펩타이드 검사를 통해 인슐린 분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상태로 확인돼야 한다.
등록되면 전기·통신 요금, 공과금 감면과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준이 충족된다면 활동지원서비스나 장애 수당,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장애인연금, 주차 표지, 콜택시 등은 이용이 제한된다. 연금과 주차 표지는 다른 장애유형과 중복 등록된다면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복지부는 장애인 전형으로 입시나 취업을 준비 중인 췌장장애 신청인은 올 연말까지 '우선 심사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들은 장애 등록을 신청할 때 주민센터에 고3 재학 증명서, 워크넷 구직 등록 확인서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하면 우선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등록자 중 10대와 30대가 많은 데에는 입시나 취업에 활용하기 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학생의 경우 혈당을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수업·급식·체육·교외 활동 전반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돼 합리적인 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과정으로도 보인다.
혈당 측정과 인슐린 투여 그리고 저혈당 등 응급상황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내 의료적 지원체계가 강화돼야 하며 교육 현장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종합적으로는 학생 교육권과 학교생활 지원에 연관되며 장애 인정·등록에 따라 협의가 용이해질 수 있다.
평생 인슐린 투여와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는 췌장장애 당사자들을 돕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정책·입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앞서 1형당뇨병 등 중증당뇨병 환자가 장애인으로 인정받게 된 과정 역시 환우회 등의 요구와 국회 협조로 이뤄질 수 있었다.
복지부는 지난 8일 췌장장애인 등에게 필수적인 인슐린 자동주입기 등 의료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700억 원 규모의 사업인데, 당사자들은 실질적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고 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도 췌장장애 등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환자학생'을 지원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대표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치료나 건강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기기 및 보조기기를 수업 중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의원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혈당 확인은 편의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저혈당과 고혈당 위험에 즉시 대응하기 위한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관리"라며 "이를 교사의 선의나 학교의 재량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췌장장애인이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적기에 이용하며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중증당뇨병 환자가 췌장장애로 등록·인정받을 수 있다는 데에 대한 제도 홍보도 지속해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국회 입성 전 시민사회 활동 때부터 환자단체·의료계와 함께 1형당뇨 등의 장애인정을 요구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에 나섰던 서미화 의원은 "23년 만에 신설된 췌장장애로 입시와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두터운 제도적 지원을 받게 되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정당한 편의제공이 적기에,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췌장장애 신설을 계기로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다른 질환들에 대한 장애인정의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제도권의 관심과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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