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예산 5년새 53%↑…고령화·신규사업에 '지속가능성' 과제
연평균 8.8% 증가…연금·의료보장 4개 사업이 전체의 75%
전문가 "시범사업 5년 일몰"…건보노조 "국가책임 강화"
- 구교운 기자,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 예산이 5년 만에 50% 넘게 증가했다. 고령화로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기존 사회보장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동기본수당, 지역필수의료 지원 등 새로운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복지지출의 지속 가능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2일 복지부와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2027년도 복지부 예산안 총지출은 148조 7697억 원으로 올해보다 11조 2748억 원(8.2%) 증가했다.
복지부 총지출은 2022년 97조 4767억 원에서 5년 만에 51조 2930억 원(52.6%)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8.8%다. 정부 전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0%에서 18.1%로 높아졌다.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된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 등을 포함하면 복지부 관련 지출은 152조 4328억 원이다. 올해보다 14조 9379억 원(10.9%) 증가한 규모다.
예산 증가의 상당 부분은 고령화와 수급자 증가에 따라 기존 사회보장제도 지출이 자연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국민연금 급여 지급 예산은 올해 54조 5085억 원에서 내년 59조 4767억 원으로 4조 9682억 원 늘어난다. 기초연금은 2조 5389억 원, 의료급여는 2조 4573억 원 증가한다. 국민연금 급여와 기초연금 의료급여의 증가분만 9조 9644억 원으로 복지부 총지출 증가액에 육박한다.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까지 포함한 연금·의료보장 4개 사업의 내년 예산은 총 111조 2309억 원이다. 복지부 총지출의 74.8%에 해당한다.
사업별 회계 구조와 기존 사업의 감액 등을 고려하면 이를 총지출 증가분의 단순 구성비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연금과 의료보장 지출이 예산 증가를 주도하는 구조는 뚜렷하다.
한국의 복지지출 규모는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작다. 지난 2021년 공공사회복지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5.2%로 OECD 평균 22.1%에 못 미쳤다. 그러나 2011~2021년 연평균 증가율은 12.2%로 OECD 평균 5.7%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인구구조 변화는 앞으로도 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22년부터 10년간 고령인구는 485만 명 늘어나지만, 생산연령인구는 332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기존 제도의 자연 증가에 신규·확대 사업도 추가된다. 정부는 기초연금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저소득 부부가구의 감액률을 20%에서 10%로 낮춘다. 장애인연금 대상도 34만 5000명에서 61만 2000명으로 확대한다.
아동기본수당은 기본 월 20만원, 지방우대 지역에는 월 30만 원을 지급한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출생 순위에 따라 1000만~1500만 원을 지급하고 지방우대 지역에는 500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두 사업은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됐지만 법률에 따라 계속 지급해야 하는 상시 복지제도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분야에선 1조 2600억 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건강보험을 통한 보상 강화에 3조 6000억 원을 별도로 투입한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를 136명에서 448명으로 확대하고 비수도권 모자의료센터 전문의와 전공의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한다.
시설·장비 투자는 일정 기간 뒤 끝날 수 있지만 의료인력 지원과 건강보험 보상은 제도를 유지하는 동안 재원이 반복적으로 필요하다.
전문가는 고령화에 대응해 복지예산을 확대하되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하면 복지예산을 지속해서 확대해야 하지만 연금과 사회보장 등 고정지출이 많아 신규 사업에 투입할 재원은 제한적"이라며 "계속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평가를 통해 불필요한 사업을 중단하고 운영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시범사업에는 5년 일몰제를 도입해 재평가를 거쳐 본사업으로 전환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강보험 노동계에서는 지출 효율화와 함께 국고지원 등 국가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의 의료·돌봄 수요는 늘지만,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노동시장 다변화로 현재와 같은 임금노동 기반의 보험료 확충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며 "안정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의료서비스 공급 부문의 비용 유발 요인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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