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약처 소송 패소율 확 줄었다…올해 상반기엔 '전무'

2024년 말부터 처분·송무 통합지침 시행…외부 법률자문 강화
패소 위험 높은 사안은 가려낸 영향도…올해 7월 기준 완전 패소 '0건'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식약처 제공)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매년 꾸준히 증가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소송 패소율이 올해 들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외부 법률 자문을 강화하는 등 행정 처분 및 소송 업무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패소 위험이 높은 사안은 처분을 내리기 전 별도로 법적 쟁점을 검토하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올해 7월 말 기준 확정판결 난 소송 총 18건 가운데 완전히 패소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확정판결이 이뤄진 소송 18건 중 17건은 승소로 분류됐고, 1건은 일부 승·패소였다. 원고가 소송을 스스로 취하한 '소취하' 사건도 승소 사례로 집계됐다.

다만, 이런 수치는 7월 말까지 확정된 사건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나 하반기에 확정될 판결에 따라 연간 패소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줄곧 높아지던 '완전 패소율'이 올해 들어 꺾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식약처의 확정판결 기준 완전 패소율은 △2022년 10.0%(50건 중 5건) △2023년 12.8%(39건 중 5건) △2024년 20.6%(34건 중 7건) △2025년 22.7%(22건 중 5건)로 매년 상승했다.

이런 패소율 증가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렸다. 식약처가 행정처분을 둘러싼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행정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당시 오유경 식약처장은 내부 변호사와 외부 로펌이 협업하고 있다며, 송무지침의 현장 적용을 더 활성화하고 행정처분·소송 담당자 교육을 통해 전문성과 대응력을 지속해서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처분을 내리기 전 법률 자문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외부 법률 전문가가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처분의 법적 위험을 미리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식약처의 외부 법률 자문 건수 및 자문 비용은 2024년 13건(429만 원)에서 지난해 33건(1089만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 21건(759만 원)으로 집계됐다.

자문 내용에는 행정처분의 기준과 처분 대상뿐 아니라, 과거 소송 결과에서 드러난 법리적 쟁점에 대한 검토도 포함됐다. 소송이 제기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행정처분을 내리기 전부터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외부 변호사 또는 법무법인에 맡기는 소송 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투입 비용은 늘었다. 외부 위임 건수는 2022년 48건에서 지난해 25건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수임료와 성공보수는 2억 4800만 원에서 4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 12건을 외부에 맡기고 2억 700만 원을 지출했다.

이는 단순히 더 많은 사건을 외부에 맡기기보다는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건에 외부 법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밖에도 식약처는 지난 2024년 12월부터 처분부터 소송 대응, 판결 이후 후속 조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처분·송무통합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방청 담당자들과의 실무협의회를 활성화해 처분 전 주요 패소 원인을 검토하고, 패소 가능성이 높은 처분은 별도로 논의하는 등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위험을 사전에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인 소송들도 있고 하반기가 남아있는 만큼 패소율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정부와 행정절차법부터 소송대응요령에 이르기까지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분기별로 지방청 담당자들과 행정처분 관련 실무협의회도 진행 중이다"라며 "이런 점들이 패소율 감소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