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진료에만 年 4.6조…국립대병원, 삼성·아산 수준으로 키운다
20일부로 소관부처 이관…교육부 국립의대 지원 등 유지
인건비 규제 풀며 특별회계 투입…병원장에 지휘권 부여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역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병원'(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대·서울성모)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보건복지부 관리 아래에 임상-교육-연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방위적 지원이 뒤따를 예정이다.
국립대병원이 지역의사제 시행의 핵심 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각 의과대학은 물론 중앙정부도 협력을 강화한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 1조 2000억 원 규모로 편성될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를 적극 활용해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을 뒷받침한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는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시행령'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 오는 20일 국립대병원 등의 역량 강화를 위해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변경하는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등의 개정 시행을 앞두고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조치의 핵심은 국립대병원의 관리 주체와 정책 집행 주체를 합치는 데 있다. 국립대병원은 지역필수공공의료의 핵심 역할을 요구받으면서도 관리·감독은 교육부가, 정책 지원은 복지부가 맡았다.
국립대병원을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 정하며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을 요구하는 정책을 복지부가 추진하면서도 병원 관리의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고 2023년 10월 정부가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이관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했다.
서울대병원은 별도의 설치법을 적용받아 이번 조치에는 제외됐지만, 정부는 올 하반기 국회 입법과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대병원의 이관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부가 국립대병원 육성에 주목한 데는 병원의 역량이 수도권 병원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현재 10개 병상당 전문의는 빅5 병원이 4.1~4.8명이지만 지역 국립대병원은 2.3~3.3명에 그친다. 첨단의료기기 격차는 4배, 연구 실적 격차는 5.9배까지 벌어져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을 방문해 쓰는 상경진료 비용은 연간 4조 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지난 6월 병원장들과 협의 후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암·응급·심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중증필수의료를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 인공지능(AI) 진료, 연구·교육 기능을 종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경직적인 인건비·정원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검토하는 한편, 내년 1월 1일 1조 2000억 원 규모로 마련될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를 통해 2027년부터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을 예산으로 뒷받침한다.
2027학년도 지역의사제 시행에 발맞춰 국립대병원과 지방정부 그리고 의대가 학생 단계부터 전공의 수련, 전문의 정착까지 지원한다. 국립대병원을 복지부에 넘겨준 교육부는 국립의대에 대한 지원을 변함없이 유지하며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국립대병원에 지역필수 협력체계를 총괄하는 공공정책 기능을 부여하며 힘을 실을 계획이다.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등 주요 정책협의체 참여를 확대해 현장 의견을 국가 정책에 반영한다.
지역에서는 국립대병원이 의료기관 인력·자원의 공동 활용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국립대병원장이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돼 권한을 활용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 이관을 계기로 국립대병원 육성을 위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국립대병원 육성은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로서, 재정·제도적 지원은 지속 확대될 계획"이라며 향후 성과를 증명해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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