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피해자 돕다 '중상' 고교생, 81일 만에야 의상자 인정

의상자 인정까지 신청하고도 52일 걸려…치료비 부담
권칠승 의원 치료비 공백 막는 의사상법 개정안 발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5월 5일 '장윤기 사건' 당시 피해자를 구하려다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던 고등학생이 의상자로 인정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건 발생 81일 만, 의상자 신청 52일 만이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고등학생 A군을 의상자(9급)로 인정했다.

앞서 A군은 지난 5월 5일 새벽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거리에서 여고생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려다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손과 목을 다쳤다.

A군은 6월 2일 광주 광산구청에서 직권으로 의상자 신청을 한 뒤에도 인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52일을 더 기다려야 했다.

현행법은 직무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다가 부상을 입은 사람을 의상자로 인정하고 의료급여와 보상금 등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급여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원은 의사상자심사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쳐 의상자로 인정된 이후에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구조 과정에서 중상을 입어 수술이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심사 기간에는 본인과 가족이 치료비를 우선 부담해야 한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면 필요한 치료가 미뤄지거나 중단될 수 있지만, 현행법에는 인정 결정 전 긴급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의사상자 심사 기간이 지속해서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의사상자 인정 심사에 걸린 평균 기간은 2022년 20.8일(26건), 2023년 28.2일(35건), 2024년 50.4일(30건), 2025년 52.9일(30건)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심사 건수는 2022년보다 4건 늘어났지만, 심사 기간은 2022년보다 약 2.5배 길어졌다.

현행법상 의사상자 인정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신청일부터 최대 90일이 소요될 수 있다.

구조 행위의 사실관계와 의상자 해당 여부를 면밀히 심사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 기간 긴급한 치료까지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이날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권 의원의 안은 다른 사람을 구하려다 부상을 입은 사람이 의상자 인정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긴급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정 신청자가 구조 행위로 인해 부상을 입었다고 볼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긴급히 치료할 필요가 있는 경우 최종 인정 결정 전이라도 의료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은 경우, 실제 치료비보다 많은 금액을 지원받은 경우 등에는 해당 금액을 환수하도록 해 제도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권 의원은 "인정 심사는 엄정하게 진행하되,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치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며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