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옮겨도 CT·MRI 새로 안 찍는다…내년부터 QR로 공유

정부, 연 650억 누수 고가의료장비 중복 촬영 막는다
올 12월부터 AI 촬영 이력 조회…내년부터 QR로 공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치과개원전문박람회 '개원 및 경영정보박람회&컨퍼런스 2024'를 찾은 관람객들이 CT촬영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병원을 옮길 때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다시 찍어야 했던 환자들의 불편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환자가 직접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해 기존 영상을 다른 병원에 즉시 전할 수 있고 의사는 인공지능(AI)을 통해 환자의 촬영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31일 보건복지부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의 AX(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제 아래에 의료영상정보 공유 활성화에 나선다.

병원을 이용할 때마다 똑같은 영상을 여러 번 촬영해 발생하는 의료비 지출과 환자 불편을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복지부는 환자가 스마트폰의 QR코드를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의료기관으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가칭 '영상정보공유시스템'을 내년 6월까지 개발한다.

이보다 앞선 올 12월부터는 의료기관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가 이전에 찍은 촬영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보급된다.

이번 조치는 고가의 의료장비 중복 촬영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받은 자료를 보면 병원을 옮긴 환자들 사이에서 관행적인 재촬영이 빈번했다.

지난해 기준 처음 CT를 찍은 뒤 같은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다른 병원을 방문한 환자 94만 4172명 가운데 26.8%인 25만 3438명이 새 병원에서 다시 촬영했다.

이런 중복 촬영 비율은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원 환자의 CT 재촬영률은 2022년 25.8%에서 2023년 26.2%, 2024년 26.5%, 지난해 26.8%로 매년 상승했다.

MRI 역시 지난해 병원을 옮긴 환자 22만 4894명 중 13.8%인 3만 944명이 한 달 안에 재촬영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한 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급여 비용은 CT 491억 5200만 원, MRI 159억 원을 합해 총 650억 5200만 원에 달했다.

복지부는 병원 간 영상 자료가 연계되는 정보 공유체계가 안착하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 경감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누수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업무보고 사전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불필요한 검사가 이뤄지는 일은 막아보려 한다"며 "관련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