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창고형' 약국명 못 쓰나…'명칭제한법' 본회의만 남아

소비자 오인·의약품 과다 소비 유도 표현 금지…세부 기준은 복지부령
정은경 "명칭만으로 해결 안 돼"…복약지도·약품관리 강화도 검토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약국.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팩토리'나 '창고형'처럼 의약품을 공산품이나 일반 소비재처럼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약국 이름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뒀다. 정부는 명칭 제한과 별도로 창고형 약국의 복약지도와 의약품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0월 발의된 이 법안은 지난 4월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법사위 문턱을 넘으면서 본회의 의결만 남겨두게 됐다.

개정안은 환자가 의약품을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약국 고유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제한할 표현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최근 일부 약국이 '팩토리'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대량으로 구매하게 하고 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행 하위법령에 규정된 약국 명칭 제한 기준도 법률에 명시하도록 했다. 의약품 도매상이나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의 영업소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명칭과 수입의약품 또는 특정 질병 관련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암시하는 명칭 등이 대상이다.

의료기관과 혼동할 우려가 있거나 질병명과 유사한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 약국에서 1㎞ 이내에 개설된 의료기관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해 해당 의료기관과 담합하거나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것처럼 나타내는 행위도 제한한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법률에 포괄적인 금지 근거를 두고 실제 제한할 표현은 복지부령에서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복지부가 하위법령을 통해 '팩토리'와 '창고형'을 비롯해 '최고', '최다' 등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거나 의약품 구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을 금지 대상으로 정할 전망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팩토리와 창고형 및 최다·최고 같은 국민을 혼동시킬 수 있는 명칭을 쓰는 약국이 있어 이 부분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좀 더 확산되기 전에 명확하게 법에 근거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위법령에서 사용을 규제할 필요가 있는 용어를 세부적으로 규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형 매장에 일반의약품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골라 구매하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인식하게 해 불필요한 구매와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장관도 명칭 제한만으로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국민 입장에서는 좀 더 쉽게 약을 구매하는 이점이 있는 반면 정확한 복약지도나 안전한 약품 관리에는 허점이 있는 부분이 있다"며 "약을 공산품처럼 구매하거나 위해성이 있는 약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칭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창고형 약국에 적용할 적절한 인력 기준과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약국 명칭 제한에 이어 일반의약품 대량 구매와 오남용을 막고 복약지도와 의약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 대책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남 의원이 발의한 원안의 시행 시점은 공포 후 6개월이었지만 복지위 심사 과정에서 공포 후 3개월로 단축됐다. 법 시행 전이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개설 약국을 대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도록 행정지도에 나서게 하는 부대의견도 채택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