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담배소송 어떻게 됐나요?"…이제 이 사람에 달렸다
1999년부터 담배회사에 사회적 책임 묻는 논의 본격화
손배소 제기 후 5번째 수장…강청희 이사장 대응 주목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도 관심을 보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 간 '담배소송'이 어떤 결말에 이를지 각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심에서 모두 패소한 뒤 대법원에 상고한 공단은 참고자료 추가 제출 등을 통해 입장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소송이 13년째 이어지는 동안 공단 이사장은 제6대 김종대 이사장부터 지난 20일 취임한 제11대 강청희 이사장까지 총 5번 바뀌었다. 강 이사장은 국민 중심 서비스와 조직, 재정과 운영체계 혁신을 위한 '리부트 건강보험'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보건복지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이사장 직무대리로 참석한 엄호윤 공단 기획이사에게 "담배 소송한 거 혹시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엄 이사는 "현재 상고심에 들어갔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재판 시작된 지 한 20년 안 됐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지난 1999년 폐암 환자와 그 가족 등 31명은 "흡연으로 인해 암에 걸렸다"며 국가와 KT&G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하지만 개별적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15년 만인 2014년 4월 10일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가 확정됐다.
그로부터 4일이 지난 2014년 4월 14일 공단은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3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담배회사에 흡연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며 국민건강을 증진한다는 데에 의미를 뒀다.
소송가 533억 원은 30년 이상 20갑년(1년간 하루 한 갑씩 소비) 흡연 후 폐암·후두암을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공단이 지급한 보험 급여비다. 2020년 11월 1심은 대상자들이 흡연 노출 시기와 정도 등 흡연 외 다른 위험인자가 없다는 사실을 추가 증명해야 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올 1월 항소심도 담배회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 사이 역학적 관계만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고도흡연자의 암 발생은 비중 있게 고려할 수 있지만 불법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단은 2월경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 △제조사의 제조물과 불법행위 책임 △보험자의 비용 부담 구조 등 쟁점에 대해 판단을 구하겠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3부는 심리불속행 기각 처리하지 않으면서 대법원에서 본격적으로 사건을 다룰 수 있게 됐다.
다만 주심을 맡았던 노경필 대법관이 지난 14일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하면서 사건 심리가 중단됐다. 대법관 인선 지연에 따른 업무 공백으로 담배소송을 포함한 각종 상고심 재판의 차질도 현실화했다.
공단은 담배소송이 국민적 관심을 끌 사안이며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단은 뉴스1에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매우 중대하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거대 소송"이라며 "중대한 의미를 지닌 만큼 내외부 소송대리인과 긴밀하고 신중하게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공단은 지난달 △담배회사들이 위험방지 의무를 위반했다 △흡연은 자유의지가 아닌 중독 결과이며 개인이 담배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입증하기 어렵다 △흡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보건 규제가 크게 바뀌었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했다.
최근 신임 이사장도 취임한 데에 따라 소송 대응 기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연학계 한 전문가는 "공단이 담배소송 대응 등을 위해 범국민흡연폐해대책단을 출범시킨 바 있다"면서 "새 이사장도 오셨으니, 전문가 자문회의 등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흉부외과 전문의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용인시 기흥구 보건소장,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서울 강남구을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강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인간 존엄을 지키는 리부트 건강보험, AI로 여는 건강복지 플랫폼"을 선언했다. 그는 건강보험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설계하는 제도로 진화해야 한다며 노후와 돌봄까지 함께 책임지는 생애주기 건강보장체계 구축을 공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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